국내 대기업들이 국내와 국제평가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 간 괴리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GS칼텍스, 현대자동차 등은 국내와 국제 신용평가 간극이 최대 8계단 격차가 발생해 '등급 거품'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 5월 기준 지난해 매출 순위 국내 100대 기업의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을 조사한 결과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용평가를 받은 33개 기업의 국내 평가 등급은 평균 'AA+(조정수치 1.6)'인 반면, 해외에서는 'A-(6.8)'를 받아 등급 괴리가 5.2에 달했다.
이는 국내 신용 등급이 해외보다 24%정도 고평가돼 있는 것을 의미한다.
CEO스코어는 해외 평가를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등 3사가 매긴 등급의 평균치를, 국내는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역시 3사의 등급 평균치를 기준으로 했다.
국내·외 신용평가 등급 간극이 가장 큰 곳은 최근 20년 만에 'AAA(1)'등급에서 한 계단 강등돼 'AA+(2)'가 된 포스코였다. 해외 평가 등급 평균 조정수치가 9로 국내와 8계단 차이가 났다. 국내 평가등급이 해외보다 36%나 높은 셈이다. 포스코는 무디스로부터 Baa2(9), S&P BBB+(8), 피치 BBB(9)의 등급을 받았다.
GS칼텍스 역시 무디스와 S&P에서 10등급인 Baa3과 BBB-를 받았으나 국내에서는 2등급인 AA+로 8계단 차이가 났다.
이어 현대차, LG전자, 에쓰-오일, 롯데쇼핑, SK하이닉스, 현대제철 등이 국내에서 AAA(1)~A+(5)의 등급을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BBB+(8)~Ba2(12)에 그쳐 7계단 간극을 보였다.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KT, SK텔레콤, SK종합화학, 이마트, 포스코건설, SK E&S 등은 국내서 받은 최소 등급이 AA-(4)였으나, 해외에서는 BBB-(10)로 6계단 차이가 났다.
반면 LG화학은 국가 신용등급과 통상 궤를 같이하는 공기업과 은행을 제외한 민간 기업으로서는 국내외 간극이 가장 작았다. LG화학은 국내에서 2등급인 AA+를 받았고 무디스에서 A3(7), S&P에서 A-(7)의 등급을 받아 간극이 5계단에 불과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국내(AAA)와 해외(AA-(4)~A+(5)) 격차가 3계단에 그쳤다.
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 역시 국내서 일제히 AAA(1)를 받았고 해외에서는 A1(5)에서 A-(7)까지 평균 6등급을 받아 5계단으로 차이가 작았다.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토지주택공사, 도로공사 등 국내서 AAA를 받은 공기업은 해외에서 평균 5등급(AA-~A+)을 받아 4계단 차이가 났다.
현대중공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LG디스플레이, SK네트웍스, 현대오일뱅크, 두산중공업 등 45개 회사는 국내 신용평가사에서만 신용등급을 받아 해외 평가 이력이 없었다.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삼성화재해상보험, 현대글로비스 등 8개 회사는 국제 신평사에서만 등급을 받아 국내 등급과 비교치가 없었다.
이처럼 신용평가에서 국내·외 간극이 벌어지는 것은 국내 평가사는 해당 기업의 국내 경쟁력만을 따지고 채무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도 모회사의 지원 등 기업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 대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