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치킨 기프트콘 먹튀 사기’ 피해사례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피해 대상이 되는 브랜드는 이달부터 치킨 배달 수수료를 받고 있는 교촌치킨과 BHC 등 주로 인기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를 대상으로 모바일 쿠폰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팍팍해진 주머니 사정에 조금이라도 아껴보려는 서민들의 심리를 악용한 사기 범죄인 셈이다.
치킨 쿠폰 사건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경북 안동 맘 카페에 ‘2만 원에 가까운 치킨 한 마리를 단돈 1만 원에 판매한다’며 브랜드 치킨의 기프티콘 이미지 3장이 함께 올라왔다.
이에 카페 회원 A 씨가 구입 의사를 밝히고 계좌번호를 받았는데 판매자는 ‘기프티콘을 남편이 가지고 있어서 밤늦게 전송이 가능하다’는 글을 남겼다. A 씨는 ‘종이가 아닌 모바일 쿠폰을 왜 저녁에 준다고 하는 거지?’ 이상한 생각이 들어 해당 계좌의 사기 여부를 검색해봤고 그 결과 사기 계좌임을 확인하게 됐다.
A 씨가 ‘사기네요’ 하고 판매자의 글에 덧글을 달았더니 판매자는 게시글을 바로 삭제하고 사라져버렸다. A 씨는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이를 확인하지 못한 몇몇 회원은 이미 송금을 해 피해를 막지 못했다.
다음 날인 2일에는 경북 영주·예천·봉화 지역 커뮤니티에 또 다른 브랜드의 치킨 쿠폰 사기가 발생했다. 해당 쿠폰의 메뉴 구성은 달랐지만 금액은 3만 원으로 안동 맘 카페와 비슷한 상황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아이들 간식을 먹일 수 있다는 생각에 카페 회원 B 씨가 곧바로 3만 원을 입금했고, 시간이 지나도 기프티콘이 전송되지 않자 독촉하는 답글을 남겼더니 ‘아이들을 돌보느라 바쁘다. 좀 기다려달라’는 글이 달렸고 이후에는 게시글이 아예 삭제됐다. 사기 당했다는 생각이 든 B 씨가 관련 내용을 요약해 글을 올렸더니 ‘나도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덧글이 추가로 달렸다. 또 ‘같은 지녁 맘카페 회원이라 믿었는데 어이가 없다’ ‘아이가 있는 사람인데 부끄럽지도 않냐’는 비난의 글이 폭주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관련 사기가 맘카페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3일부터는 수원·동탄, 오산, 서산, 이천, 당진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20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한 전국구 맘 카페까지 같은 사람으로 보이는 동일한 수법의 치킨 쿠폰 사기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피해자들과 맘 카페 운영자들은 “최근 맘 카페를 중심으로 치킨 기프티콘 사기가 집중되고 있다”며 쿠폰의 종류와 금액, 판매자 이름과 계좌번호, 전화번호 등을 공유하고 카페 가입 새내기가 판매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자격 제한을 두는 등 피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 피해자들은 함께 모여 경찰서에 신고를 접수하며 사기꾼 검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피해자 C 씨는 “작은 금액이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주부들의 심리와 회원 간의 믿음이 돈독한 지역 카페를 이용한 것이 괘씸해서 신고를 했다”며 “범인이 꼭 잡혀서 서민들을 울린 대가를 꼭 지불했으면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맘 카페 운영자는 “온라인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계좌 송금 전 해당 게시자의 카페 활동 내역을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해당 카페에 가입한 기간이 얼마 되지 않거나 게시글이 없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에 사기로 의심되는 거래 당사자는 ‘박민× 010-390×-461×’로 국민은행 계좌로 송금을 받았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나 경찰청 모바일앱(사이버캅)을 통해서 판매자의 전화번호나 계좌번호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것인지 조회 서비스가 가능하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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