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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코스] 북해 바람과 함께 라운딩, 킹스반스골프링크스

스코틀랜드의 동화 속 풍경이 북해 만에 앉혀지다…강한 해풍에 거친 코스

2018.05.11(Fri) 10:57:04

[비즈한국]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 세인트앤드루스 시내에서 남쪽 바닷길을 따라 자동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스코틀랜드 코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세계의 명코스 ‘킹스반스골프링크스(파72, 6697야드)’​가 있다. 미국 골프매거진이 ‘2017 세계 100대 코스’ 64위로 선정한 킹스반스는 우리나라에는 익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에 관심이 많은 골퍼라면 누구나 ‘최고’라 평가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 위치한 킹스반스골프링크스는 북해 만에 코스가 설계돼 있어 강한 바닷바람이 분다.  사진=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1999년 개장한 킹스반스는 11세기 말콤 왕(King)이 곡식을 거둬 창고(Barns)에 보관한 곳에 코스를 설계했다고 하여 ‘왕의 창고(Kings barns)’라는 의미의 지명이 붙여졌다고 한다. 스코틀랜드 북해의 만을 따라 조성돼 바닷바람이 끊임없이 부는데, 그 탓에 거친 느낌이 강한 코스로 알려져 있다. 

 

봄이면 동화 ‘백조왕자’에 나온 가시금작화가 킹스반스의 18홀 코스를 노란색 빛깔로 수놓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코스를 설계한 사람은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 카일 필립스(Kyle Phillips)이며, 그는 우리나라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파72, 7313야드)도 설계했다. 

 

지난해 김인경 선수가 미국프로골프(LPGA)투어의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대회장이 바로 킹스반스골프링크스다. 유러피언투어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도 매년 개최된다. 

 

킹스반스는 철저한 투어 코스를 추구한다. 대회가 아니면 챔피언티를 열지 않는 차별된 운영으로도 주목 받는다. 아마추어라면 화이트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불만을 토로할 사람은 많지 않다. 화이트티 기준으로 6652야드의 짧지 않은 코스 길이에 세차게 몰아치는 바닷바람과 마주하면 절로 숙연해지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와 평온한 바다가 대조적이라 더욱 매력적인 평가를 받는 킹스반스골프링크스.  사진=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모든 홀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코스가 디자인된 것이 킹스반스의 특징이다. 평온한 바다는 평안과 넉넉함을 주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에 가혹한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바닷바람이 거셀 때 이기지 못할 대상으로 여기고 순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아웃코스는 거친 링크스를 느끼며 코스에 적응하는 단계, 인코스는 북해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단계로 생각하면 된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15번홀부터 17번홀이 킹스반스의 하이라이트인데 바다와 가장 가깝게 만나게 된다. 바다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지만 곧게 뻗지 못하는 볼을 집어삼키는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파3 15번홀은 바닷가 바위 위에 홀이 앉혀져, 바다를 넘겨 티샷을 해야 한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볼의 움직임이 달라져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바닷가 바위 틈에는 그린에 오르지 못한 볼들이 한가득이다. 16번홀은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길게 이어진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볼이 왼쪽으로 휘어질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17번홀도 마찬가지다. 바닷가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한편 슬라이스 골퍼들에게는 고난의 길을 선사하기도 한다.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18번홀은 평안과 슬픔이 공존한다. 페어웨이와 그린 사이에 계곡이 있는데 그 모습이 볼을 집어삼키는 괴물 같다. 때문에 마지막까지 코스에 집중하게 만드는데, 이것이 킹스반스가 골퍼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다.​ 

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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