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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이지만 외국계' 오비맥주 배당·맥주수입 '눈총' 까닭

배당성향 100% 넘고 외산 맥주 수입 확대…오비 "배당은 2년치, 현지화 노력 중"

2018.05.01(Tue) 10:59:04

[비즈한국] 외국계 회사로, 국내 맥주 시장을 석권하는 오비맥주가 고배당과 해외 맥주 수입을 주도하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은 연간 4조 6000억 원 규모. 이 중 오비맥주(카스맥주 포함)가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트진로(26%), 롯데주류(4%), 수입맥주(10%)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고동우(본명 브루노 코센티노) 오비맥주 대표가 지난 4월 26일 ‘카스 2018 러시아 월드컵 패키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비맥주


오비맥주는 사실 출발부터 외국계였다. 이 회사의 전신은 1933년 서울 영등포에 공장을 지어 출범한 쇼와기린맥주(일본 기린맥주 조선지부, 쇼와는 당시 일왕 히로히토의 연호)였다. 

 

해방 직후 쇼와기린맥주의 주주였던 박승직 두산 창업자가 장남인 박두병 초대회장에게 맡기면서 동양맥주라는 상호로, 상표명을 오비(OB)맥주로 출발했다. 두산그룹은 IMF외환위기로 인해 동양맥주를 벨기에의 세계최대 맥주회사 ‘앤하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AB인베브는 2009년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18억 달러를 받고 매각했고 이후 5년 만인 2014년 58억 달러(약 6조 2000억여 원)에 오비맥주를 재인수했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고가에 재인수한 이유는 1996년 이후 국내 맥주 1위 자리를 내준 하이트맥주를 누르고 16년 만인 2012년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기 때문이다.  

 

이 오비맥주가 외국계 자본으로 넘어가면서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오비맥주는 2005년 448억 원 배당을 시작으로(2011년, 2014년, 2016년 제외) 2017년까지 무려 1조 8000억 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을 말하는 배당성향이 30%대를 넘으면 고배당 논란을 야기한다. 사모펀드인 KKR이 오비맥주 대주주였던 2013년 배당성향은 157%. 이 해 당기순이익 3010억 원보다 많은 4885억 원을 배당했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첫 해인 2014년과 2016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2015년 3700억 원, 2017년 3450억 원을 배당했다. 2015년과 2017년 배당성향은 각각 145%, 105%에 달한다. 오비맥주는 2017년 매출 1조 6635억 원으로 전년대비 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940억 원으로 전년보다 32.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31.2% 증가한 3273억 원을 기록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2015년, 2017년은 각각 전년에 실시하지 않았던 배당을 몰아 했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브라질인인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전 대표(한국 활동명 김도훈)는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2014년 취임해 2017년 말 퇴임할 때까지 해외 브랜드 맥주를 대거 수입했다. 2017년 11월부터 오비맥주를 이끄는 브루노 코센티노 대표도 브라질인으로 한국명으로 고동우를 사용하고 있다. ​ 

 

 

오비맥주가 수입하는 수입맥주 브랜드. 사진=오비맥주 홈페이지

 

현재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캔, 호가든 캔을 포함해 코로나, 바스, 레벤 브로이, 하얼빈 등19종의 해외 맥주를 수입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기린, 싱하, 블랑 등 6개 맥주 브랜드를, 롯데주류는 밀러 맥주를 수입하고 있을 뿐이다.

 

오비맥주가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한 상품매출(주세제외)은 2014년 555억, 2015년 801억 원, 2016년 1116억, 2017년 1821억 원으로 4 년 새 328%나 급등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올 1월부터 미국 맥주에 대한 수입관세가 없어졌고 올 7월부터 유럽연합(EU)에서 수입하는 맥주에 대해서도 무관세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김도훈, 고동우 대표는 현지화를 위해 한국 이름을 사용했다. 한국어도 시간을 내 열심히 배우고 있다. 당사 전체 매출에서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 미만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해외 맥주를 수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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