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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고의 세월 버텨온 대북사업 상징, 현대아산은 지금

10년간 직원 90% 가까이 줄어…"금강산 관광 재개하면 실질적 액션에 들어갈 것"

2018.04.30(Mon) 17:00:04

[비즈한국] 지난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현대아산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아산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9년 남북경협을 목표로 설립한 회사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을 갖고 있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만성적자에 시달려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2017년 매출 1267억 원, 영업손실 68억 원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07년의 매출 2555억 원, 영업이익 197억 원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직원 수도 2007년 1070명에서 2017년 142명으로 87% 줄었다.

 

현대아산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그룹 빌딩. 사진=최준필 기자


현대아산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07년 132.8%에서 2017년 717.4%로 상승했다. 현대아산 측은 “줄어든 직원 수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뼈아픈 구조조정을 했는지 알 수 있다”며 “현재 직원들이 대북사업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인원이기에 이들 위주로 대북사업 준비를 계속해왔다”고 전했다.

 

현대아산의 사업부문은 관광경협과 건설로 나뉜다. 건설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는 아니었기에 건설 부문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많지 않다. 현대아산이 맡은 공사는 대부분 정부나 공기업, 현대그룹 계열사가 발주한 공사였다. 2017년 현대아산 건설 부문의 매출액은 1004억 원이었다.

 

관광경협 부문에서는 2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국내 항공 발권,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한 인바운드 여행 등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이라며 “생존을 위해 소소한 사업을 해왔지만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대북사업의 꿈은 놓지 않은 듯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선대 회장의 유지인 남·북한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사명감은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남북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 선언문에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해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한다’는 내용이 있어 개성공단 재가동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UN의 대북제재가 풀려야 관광 재개가 가능해 현재로는 현대아산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큰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가시화된 건 아니기에 10년간 준비해온 내용을 심층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단계”라며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0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0부터 100까지 마련돼 있으며 금강산 관광을 재개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실질적인 액션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2018년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과 금강산 관광 사업 시작 20주년이 되는 해다. 현대그룹 내부에서는 20주년 기념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현대아산 관계자는 “아직 관련 이벤트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2016년 현대증권을 KB금융지주에 매각하고 현대상선마저 산업은행에 넘기면서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정도만 현대그룹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유엔아이와 현대글로벌도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각각 69억 원, 5억 8100만 원 수준으로 높은 편은 아니다. 2016년 말 현대그룹의 자산이 7조 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채무보증제한기업집단 지정에서도 제외됐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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