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의 천연자원, 그 중에서도 우라늄 매장량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이 전 세계 매장량을 합한 것보다 많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의 핵 이슈가 터질 때마다 들리던 얘기다. 이를 단정적으로 인용한 언론보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믿기지 않는 그 소문은 과연 진실일까. ‘비즈한국’이 팩트를 추적했다.
공식 문헌에서 찾을 수 있는 기록은 2013년 4월 25일 북한연구학회가 개최한 춘계학술회의 “남북관계, ‘위기’ 속에서 ‘전환’을 모색하다”의 자료집이다.
강정민 KAIST 초빙교수가 발표한 ‘북한 핵개발 현황 분석’ 발표문에는 ‘1964년 북한은 함경북도 웅기 지역에 채굴의 가치가 있는 우라늄광 약 400만 톤을 신고하였다 한다(총 원광매장량은 2600만 톤이라고도 함)’라고 서술돼 있다. 수치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의 2008년 보고서 ‘핵활동 기술정보 수집 및 분석 연구’를 인용한 것이다.
이 기준으로 매장량이 많은 국가는 호주(178만 800톤), 카자흐스탄(94만 1600톤), 캐나다(70만 3600톤), 나미비아(46만 3000톤), 남아프리카(44만 9300톤) 순이다. 레드북에 북한 매장량은 언급되지 않는다.
레드북에는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매장량도 나와 있다. 정제되지 않은 우라늄광(uranium ore)을 캘 때 함께 나오는 일반 암석은 버려야 하는데, 채굴 손실(mining losses)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kg당 260달러 미만’ 옵션의 전 세계 매장량은 1018만 8700톤으로 늘어난다.
북한은 IAEA에 우라늄 매장량과 채굴에 관련된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채굴 가치가 있는 우라늄광 400만 톤’ ‘총 원광매장량 2600만 톤’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따라서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이 전 세계 매장량보다 많다’는 소문은 사실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은 단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한편 남북관계에 대해 많은 리포트를 내는 미국 노틸러스 연구소의 2004년 보고서는 “북한의 우라늄광 매장량은 450만 톤으로 보고되지만, 사용할(usable) 가치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북한 우라늄 시설을 자주 드나든 러시아 전문가들에 따르면 1960년대 북한의 우라늄광 매장량은 20만 톤으로 알려졌다가, 1970년대 30만 톤으로 수치가 늘었다”고 했다.
노틸러스 보고서는 “북한에는 5개의 우라늄 광산이 있는데, 순천-월빙선, 구성, 평산, 순천, 웅기가 그것이다. 불행히도 채굴 비용에 대해선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신 “북한 시설을 자주 드나든 러시아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우라늄 생산량은 2000톤 수준으로 이는 미국(1810톤), 우즈베키스탄(1926톤)의 1998년 생산량과 비슷한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이 전 세계 매장량보다 많다는 것은 확인할 수 없지만, 상당한 양의 우라늄이 매장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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