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성공적인 올림픽이었고 패럴림픽도 있었기 때문에 마무리 과정이 바쁜 건 이해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유급으로 일한 한 직원의 말이다. 올림픽이 막을 내린 지 두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 유급 인력들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았다. 지급 주체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 관련 사무소와는 연락 자체가 닿지 않아 이들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소요된 인력은 총 8만 5000여 명. 조직위 1200명을 제외하고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군인, 경찰 등 단기지원인력 1만 3000명, 단기고용인력 9000명, 자원봉사자 2만 2000명, 용역인력 3만 명, 기타 인력 1만 명 등이다. 이를 위해 조직위는 대회 전 각 부처는 물론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 협조를 요청해 인원을 모았다.
올림픽 기간 중 의무 파트에서 일한 A 씨 역시 조직위에서 먼저 그의 직장으로 차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전문 인력으로 참가했다. 그는 “(스키장) 패트롤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근무에 투입된 경우다. 회사도 국가적 행사에 일조하는 걸 긍정적으로 봐줘서 일하게 됐다”며 “같이 일한 의사들은 의사협회에서 공문을 받은 걸로 안다”고 밝혔다.
A 씨는 올림픽 기간 부족한 인원 탓에 휴무 없이 일주일 내내 근무에 투입됐다. 설상 종목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스키장 등 야외에서 보냈다. 그는 “힘들어도 나라에서 치르는 행사고 올림픽 기간에만 고생하면 되니 싫은 소리 없이 맡은 임무를 다했다”고 했다. 그의 수당은 일비 10만 원. 평창에서 20여 일을 보낸 A 씨가 받아야 할 금액은 200만여 원이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
수당 미지급자는 A 씨가 포함된 의무 인력뿐만 아니라 통역, 운영 등 다른 파트 근무자들도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답답해 하는 건 기한 없이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A 씨는 “조직위에 전화를 다 해봤는데 통화 자체가 안 된다”며 “조직위도 지자체나 각 부처에서 파견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원래 직장으로 복귀해 사무실 자체가 빈 것 같다”며 “언제 지급된다고 날짜라도 알려주면 참고 기다릴 텐데 그것도 모르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올림픽 기간 중 인력을 관리한 매니저들에게 사정을 물었으나 돌아온 답변은 “언제 지급될지 모른다”, “기다려봐라”는 말뿐이었다고 한다. 올림픽 기간 중 설상 종목에서 일한 B 씨는 “부서별로 담당했던 사무관이나 매니저에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그 사람들도 언제 지급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측은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현재 회계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조직위 관계자는 “3월 18일 대회가 끝나고 4월 초부터 회계 정리가 시작됐다. 현재 단기고용인력 급여는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확인 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라며 “아직 급여를 받지 못한 분들이 있을 수 있다. 1차 해산이 끝나는 6월 15일 전까지는 모두 급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급 인력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처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회 전과 대회기간 중에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자원봉사자와 운영인력들이 추위, 부실한 식사, 열악한 교통편 등에 시달린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올라온 바 있다. 이에 당시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직접 처우개선을 약속하는 호소문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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