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노동·재벌 개혁 '쌍두마차' 노동계·참여연대 출신들의 엇갈리는 명암

노동개혁 가시적인 성과 반면 재벌개혁 지지부진…김기식 낙마까지, 참여연대 '힘 빠져'

2018.04.21(Sat) 10:08:20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쌍두마차’로 노동계 출신과 참여연대 출신이 꼽힌다. 그런데 노동계 출신들은 대부분 자신의 ‘전공’인 고용이나 노동 분야는 물론 다른 경제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참여연대 출신들은 성적표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을 이룰 적임 세력으로 노동계와 참여연대를 선택했는데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내놓은 10대 공약 중에서 1번은 ‘일자리를 책임지는 대한민국’, 3번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다. 2번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직권 남용을 반영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이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정책 공약이었던 셈이다. 

 

‘일자리를 책임지는 대한민국’의 핵심 정책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과 실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격차 해소,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등이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재벌의 불법 경영승계·황제경영·부당특혜 근절 등 재벌개혁과 문어발 재벌의 경제력 집중 방지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행정부처에서 1번 공약인 노동개혁 분야를 맡은 이들은 노조나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었다. 주축 부서인 고용노동부를 이끄는 김영주 장관은 서울신탁은행 노동조합 여성부장과 정책연구실장, 전국금융노조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노동계 인사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은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후 전국섬유노동조합 기획전문위원, 한국노동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도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뒤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전국노동조합협의회, 민주노총 등에서 노동운동을 해왔다. 

 

이들 노조와 노동계 출신들이 맡고 있는 노동개혁 분야에서는 일부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정책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박근혜 정부 때 저성과자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일반해고 지침’과 근로 규칙 변경 시 노조·근로자의 동의 기준을 낮춘 ‘취업규칙 변경 지침’ 등 이른바 양대 지침을 폐지했다. 

 

또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올해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을 2만 4475명 늘렸다. 지난해 말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9만 250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결정도 내렸다. 여기에 올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해 전년 대비 16.4%나 인상했다.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비즈한국DB


이에 반해 참여연대 출신들이 맡은 재벌개혁 분야는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 적임자로 기대를 끌었지만, 장 실장이나 김 위원장 행보를 보면 재벌개혁보다는 프랜차이즈 업계 등과 같은 갑을 문제 해소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 공약이었던 재벌개혁을 재벌들 자신의 손에 맡겨놓는 듯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문 대통령은 개혁 동력 확보 차원에서 역시 참여연대 출신인 김기식 전 의원을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했지만 김 전 원장이 피감기관 지원의 외유성 해외출장과 5000만 원 ‘셀프후원’으로 낙마하면서 오히려 개혁 동력을 더 떨어뜨렸다. 문 대통령이 김 전 원장 논란 당시 성명서를 통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밝힌 점도 재벌개혁 속도가 더뎌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과거 정부 및 재계와 맞서 각종 노동 정책 대안을 제시해왔던 노조 출신과 재벌 중심 경제 정책 비판에 무게를 둬왔던 시민단체 출신 간의 역량의 차이가 나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물론 아직 정권 초기이므로 이러한 평가가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최근 벌어지고 있는 대한항공 총수 일가 등 재벌가의 갑질 논란이 재벌개혁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어 참여연대 출신의 활약을 기대하기도 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현대엔지니어링에 민노총 깃발, '경영승계 역할' 영향 받나
· '국정농단 연루' 이동수 전 KT 전무 새 직장도 KT와 '연결'?
· [단독] "CJ가 이재환, 여자 번호 따오라 지시" 다른 수행비서 추가 폭로
· 대한항공 총수 일가 갑질 논란이 '제3민항' 띄우나
· '일자리 정책이 실업률을 증가시킨다?' 통계로 본 아이러니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