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이는 가운데 대한항공 불매운동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제3민항’ 설립 움직임도 인다.
20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한항공 관련 청원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12일 이후 현재까지 650여 개에 달하는 관련 청원이 올라왔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 개인회사의 ‘대한’, 영문명 ‘korean air’의 명칭 사용 금지 요청” 청원에는 9만 3000여 명이 동의해 추천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다.
대한항공의 전신은 1962년 설립된 대한항공공사. 1969년 한진상사가 인수하며 대한항공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19년 뒤인 1988년 아시아나항공이 생겨나며 복수민항 체제로 돌입했다. 17년간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 경쟁이 지속되다 2005년 국내에도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제주항공이 출범하며 항공산업 판도를 뒤흔들었다.
일각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분한 FSC 업계에 ‘제3민항’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불매운동 이야기가 나오지만 항공이라는 게 특정 노선·시간대·회사별로 나뉘어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지 미지수”라며 “독점 노선이 아닌 복수노선 체제가 된다거나 대체재 격이 생기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각종 공제회와 연금 등이 특수목적법인(SPC·Special Purpose Company)을 통해 민항사를 설립, 국토교통부에 사업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CC와 달리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는 것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처럼 FSC로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름이 거론되는 복수의 공제회에 문의했으나 뚜렷한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국토교통부 담당자에게도 이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취항까지는 쉽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이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계획이 가시화된다면 중·장거리 부문에서 독점적 호황을 누리는 기존 항공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 항공사보다는 LCC 업계에서 FSC가 먼저 나올 수도 있다. 2005년 설립돼 업계 맏형 격인 제주항공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뒤를 이어 중견 항공사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당초 제주항공은 LCC 시장의 경쟁 격화와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 노선의 여객 수 감소가 우려됐으나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의 매출이 늘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3% 늘어난 9936억 원, 영업이익은 74% 늘어난 101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LCC 가운데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보유 항공기 33대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제3민항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LCC 최초로 호텔사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현재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 4000㎡, 객실 300여 실로 건설되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호텔은 올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초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두산백과사전 등에서 기존에 알려진 ‘저가항공사’ 용어를 ‘저비용항공사’로 변경했다. 아울러 광고에서도 지난해부터 ‘아시아 No.1 LCC’ 수식어를 떼고 ‘여행을 일상처럼’, ‘리프레시 제주항공’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이름만으로도) 그 자체로 인식되지만 제주항공은 그동안 ‘LCC 업계’ 내에서만 인식이 되었다”며 “외형 성장은 물론 이를 탈피해 하나의 제주항공으로 인식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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