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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과세 완화, 부동산 시장반응 “활성화 힘들 것”

2014.06.18(Wed) 10:45:26

당정이 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시기를 2017년부터 발생하는 임대소득부터 과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비과세 기간이 1년 늦처질 전망이다.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집주인에게는 보유한 주택 숫자와 무관하게 분리과세(임대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따로 세율을 적용해 과세하는 것)하고, 건강보험료를 별도로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13일 오전 당정 협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으로 임대소득 과세 방식을 대폭 수정해 보완 대책을 내놓았다.

전세금에 대한 과세를 2주택자로 확대하는 것을 철회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당정의 협의안은 당초 정부안보다 시기와 대상에서 과세 수위가 낮아지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급랭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정이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결정한 것은 정부가 지난 2월 말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발표한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빠른 속도로 냉각했기 때문이다.

안 내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택을 사려던 사람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느껴 관망세로 돌아섰고, 계절적으로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구매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장기 침체로 접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01% 떨어져 10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 값 역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하락하며 9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경기 김포·하남·화성·시흥 등 수도권에서 최근 잇따라 신규 주택 분양시장에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주택 시장에서는 당정의 임대소득 과세 완화 방침에 대해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평가가 많다.

정부가 과세 수위와 시점을 완화하긴 했지만 임대소득 자체가 세원으로 노출되는 데 대한 거부감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의 3주택 이상 소유자는 40만명, 2주택자는 160만명가량이다.

연간 임대소득 2000만원은 생계유지형 임대소득자가 생활하기 빠듯한 수준으로 분리과세 정도가 아니라 과세 기준을 더 올려줘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당정이 합의하지 못한 채 추가로 논의하기로 한 전세금 과세 확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였다.

   
정부는 현재 주택을 3채 이상 가진 사람에게만 적용하고 있는 전세금에 대한 과세를 2주택자에게도 확대 방침이지만, 새누리당은 이런 방안에 반대하고 있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집을 팔고 싶어도 팔리지 않아 2주택자가 됐거나 직장 등의 문제로 살던 집을 전세 놓고 이사한 사람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고 전세 과세는 다주택자의 추가적인 주택 구매를 막게 될 것이라는게 부동산 업계의 이야기다.

다만 시장에서는 소규모 임대사업자에게 세금 부담을 완화해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되는 만큼 일부 소형주택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는 나오고 있다. 임대소득이 2000만원이 넘지 않는 소규모 임대사업자는 세금 감면에 이어 건강보험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부동산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예를들면 대표적으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이 있다.

◆ 전월세 과세 문답풀이

2017년부터 집주인들의 월세 소득에 대해 실질적으로 과세가 이뤄지게 됐다. 집주인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Q)2주택자이고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인 경우 3년간 과세를 유예한다고 했다. 언제부터 세금을 내게 되나.

A)2017년도분 임대소득분에 대해 세금을 내기 시작한다는 뜻으로서 실제로 납부하는 것은 다음해인 2018년부터다.

Q)임대소득이 연간 수백만원 소액인 경우에도 세금을 내야 하나.

A)아니다. 기본 공제 400만원에 필요경비(집을 유지·보수하는 비용)를 600만원 인정해주기 때문에 1000만원을 공제받는다. 따라서 몇천원이라도 세금을 내게 될 사람들은 연간 임대소득이 1000만원(월 83만원 정도) 넘는 사람들이다. 1000만원에 못 미치면 세금 안 낸다.

임대소득이 1600만원이면 1000만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600만원에 대해 분리과세 세율 14%를 적용해 84만원을 내게 된다. 다만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서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의 과세표준(세금 내는 기준이 되는 액수)이 1200만원 이하인 집주인은 14%가 아니라 가장 낮은 소득세율인 6%를 적용받을 수 있다.

Q)안 내던 월세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면 소득이 추가로 노출돼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하던데.

A)연 2000만원 이하인 임대소득자 가운데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한 자식의 피부양자로 등록된 노년층은 세금을 내게 되더라도 따로 건강보험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피부양자 지위를 계속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지역건강보험 가입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Q)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는 사람들의 세금과 건강보험료는 어떻게 되나.

A)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분리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임대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쳐 종합소득세를 내게 된다. 소득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최고 세율 38%가 적용된다. 2017년까지 과세가 유예되는 혜택도 못 받기 때문에 올해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 건강보험료도 과세 대상인 소득이 늘어나게 된 만큼 추가로 더 부담해야 한다.

Q)2주택자의 전세금에 대한 과세 여부는 언제 결정되나.

A)당정이 추후에 협의하기로 했지만 시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장경철 기자

man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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