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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정책이 실업률을 증가시킨다?' 통계로 본 아이러니

경제활동참가율 역대 최고 '일자리 기대감→구직활동 증가→실업률 증가' 현상

2018.04.14(Sat) 10:20:05

[비즈한국]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고용대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실업률은 4.5%로 지난해 3월보다 0.4%포인트(p) 오르면서 2001년 3월(5.1%)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3%p 오른 11.6%를 기록하며 2016년 3월(11.8%)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최근 통계상 실업률이 높아지는 데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고용시장에 인력이 쏟아져 들어온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15일 청년일자리대책 보고대회에서 모두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이러한 실업률 상승으로 고용시장 냉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통계상 실업률이 높아지는 데는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고용시장에 인력이 쏟아져 들어온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자리 수 증가분은 한정된 상황에 고용시장에 들어오는 인력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실업률이 높아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등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실업률을 높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활동참가율’은 역대 최고치까지 오른 상태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전체 인구 중에서 고용시장에 참가한 사람들의 비율을 의미한다. 고용시장 참가자들을 뜻하는 만큼 여기에는 직업을 가진 취업자는 물론 일자리를 찾고 있는 실업자까지 포함된다. 올 1분기에 경제활동참가율은 62.3%를 나타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볼 경우 관련 통계가 나온 지난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높다는 것은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고용시장에 뛰어든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 등 공공부문 81만 명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노인 일자리 지원 등 좋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이런 정책 덕분에 올 1분기에 일자리를 구한 사람의 비율(고용률)은 59.6%로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음에도 이를 상당 부분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일자리 사정이 보기만큼 나쁘지는 않은 셈이다. 정부가 일자리 분야를 중심으로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있는 것도 도움을 되고 있는 듯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2월 예산 집행률은 18.4%로 당초 계획(15.6%)보다 빠르다.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에 고용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늘어난 상황은 청년층(15~29세)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올해(이하 1분기 기준)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6.9%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 47.1%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까지 오른 것은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정책에 기대를 갖고 노동시장에 들어온 청년이 대폭 늘어난 때문이다. 

 

실제 4월에 실시된 9급 국가직 공무원 4953명 선발 시험에 20만 2978명이 지원해 4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동안 취업준비생이었던 20만 명이 대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면서 3월에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짐과 동시에 실업률도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처럼 청년층이 고용시장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실업자가 늘었음에도 청년층 고용률은 42.1%로 2008년(42.4%)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 고용시장이 일자리를 찾는 청년층을 상당부문 소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일자리 사정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된 데는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대폭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좋은 일자리에 속하는 공무원이나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어나고,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그동안 직장을 찾을 생각을 않고 관망하던 이들이 대거 고용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일자리 확충 정책 탓에 실업률이 높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이런 상황이 지속돼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날 경우 악성 실업자는 물론 고용시장 자체에서 탈락하는 이들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민간분야 일자리를 늘려서 구직자를 소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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