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과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은 1962년생 동갑내기로 업계 라이벌로 꼽힌다. 장 부회장은 형인 장세주 회장의 공백기에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고, 이 부회장은 외삼촌인 이순형 회장과 외사촌의 그룹 승계 와중에 세아제강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
한국전쟁 휴전 직후인 1954년 창립된 동국제강은 1965년 국내 최초로 용광로 생산을 시작했고, 1966년에는 국내 최초 현대식 전기로 시대를 열었다. 1971년 국내 최초 후판 사업에 진출하며 철근·후판·형강을 주력으로 하는 철강 제조기업이 됐다. 2015년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합병하며 냉연강판 제조업을 추가했다.
동국제강을 이끄는 장세욱 대표이사 부회장은 창업주 장경호 회장의 손자이자 장상태 전 동국제강 회장의 차남이다. 그의 형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다. 2015년 장세주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자, 당시 계열사 유니온스틸 대표이사를 맡던 장세욱 부회장이 동국제강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1962년생인 장 부회장은 환일고등학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1996년까지 육군에서 근무했다. 육사 입학은 재벌가에선 흔치 않지만, 그가 고교 3년생이던 1980년 9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제 1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시기로, 육사가 엘리트 코스로 여겨지던 시절이다. 그는 신문기자를 꿈꿨던 것으로 알려지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육사에 입학했다.
소령으로 예편하기 전까지 강원도 양구, 인제 등 전방에서 포대장으로 근무했다. 군대에서 다양한 계층의 부하들을 이끈 덕분에 사원들의 애환을 잘 이해한다는 평을 받는다. 소통경영과 현장경영을 중시하며, 직원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고 회식 때 노래방에 가서 최신곡을 부르거나, 직원들과 함께 최신 개봉영화를 보기도 한다. 유니온스틸 대표이사 재직 시절 페이스북에 ‘유니온스틸 소통방’을 만들어 400여 명의 직원들과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대 후 동국제강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해 1년을 보낸 뒤 미국 LA 지사로 옮겼다. 미국 근무 시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경영관리부문, 해외지사, 포항제강소 등을 거쳐 그룹 경영전략실장을 맡았다.
장 부회장은 2012년부터 2014년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5년 1월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을 합병했고, 장 부회장은 그의 형인 장세주 회장과 함께 동국제강 공동대표이사가 됐다.
공교롭게도 그가 동국제강 대표이사가 되던 해인 2015년 5월 장세주 회장은 원정도박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돼 수사와 재판을 받았다. 7월 장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장세욱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장세주 회장은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 실형이 확정됐다. 올 11월 형기가 만료된다.
동국제강 주주 구성을 보면 장세주 회장이 13.83%, 장세욱 부회장이 9.3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장 회장은 슬하에 2형제를 두고 있다. 장남 장선익 씨는 동국제강 법무팀 과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동국제강 지분 0.40%를 갖고 있다. 둘째 장승익 씨는 0.15%를 소유하고 있다.
장세욱 부회장은 1남 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장훈익 씨는 동국제강 지분 0.08%, 장녀 장효진 씨는 0.0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국제강 그룹 승계는 장세주 회장과 그의 아들 장선익 씨에게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장 회장이 실형을 사는 동안 장세욱 부회장이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승계 과정의 변수가 될지가 관심사다.
장 부회장은 단독 대표이사가 된 2015년 포항 2후판공장 매각,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 등의 구조조정을 지휘하고 2016년 브라질 제철소(동국제강 지분 30%) 가동까지의 재무적 걸림돌을 해결했다. 후판 수요처인 국내 조선업의 하락세에 현대제철의 등장으로 동국제강의 후판사업 매출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장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유니온스틸의 사업이던 냉연강판 제조·판매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 세아제강 이휘령 부회장
1960년 부산철관공업으로 시작한 세아제강은 1975년 부산파이프, 1996년 세아제강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1년 세아제강·세아홀딩스로 기업을 분할했다. 2012년 SPP강관(세아스틸파이프로 사명 변경)을 인수해 2013년 합병했다. 2017년 판재사업본부를 세아씨엠으로 분사했다.
세아그룹은 하나의 회사가 여러 사업부문을 거느리지 않고 제품별로 회사가 분할돼 있다. 세아제강은 탄소용접강관과 티타늄튜브만을 만들고, 세아베스틸은 자동차·건설·산업기계·에너지 분야에 쓰이는 특수강, 대형단조, 자동차부품을 만들며 세아씨엠은 판재를 생산한다.
세아제강은 4월 9일 이사회를 열고 세아제강을 ‘세아제강지주(존속회사)’와 ‘세아제강(신설회사로 사업회사)’으로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7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9월 1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게 된다.
세아제강을 이끄는 이휘령 부회장은 세아그룹 창업주 이종덕 명예회장의 장녀 이복형 씨의 장남이다. 외손이긴 하지만 오너 3세에 해당한다. 그의 부친은 이병준 SSA(SeAH Steel America) 회장이다. 1962년생인 이휘령 부회장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뒤 UCLA에서 바이오공학을 전공했다. 1985년 ‘클래식 프로덕츠’에 입사했으나 4개월 만에 부산파이프 미국법인으로 입사하며 그룹에 합류했다.
1994년 외삼촌이던 이운형 선대 회장(창업주 이종덕 명예회장의 장남)의 권유로 세아제강 기획담당 이사로 본사에 합류했다. 해외법인 경험을 토대로 세아제강의 수출을 책임졌다. 1995년 세아제강 수출담당 상무를 맡았고 2005년 영업부문장, 2006년 경영기획본부장 및 영업본부장을 맡았다.
2007년 부사장으로 승진, 2009년 1월 47세의 나이에 세아제강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올해 56세다. 당시 세아제강 관계자는 “그룹 내 부회장 직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이번 인사는 어려운 환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도 그룹 일가의 일원이지만 세아제강 지분은 없는 상태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지분은 11.34%,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순형 회장의 장남)은 11.68%,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종덕 명예회장의 장손) 4.20%다(4월 11일 기준).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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