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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수강료 200만 원' 유튜브 광풍 타고 생겨난 신종 직업은?

12세 꼬마도 72세 할머니도 유튜버 도전…"영향력 커지지만 뚜렷한 규제방법 없어"

2018.04.11(Wed) 17:28:02

[비즈한국] 영화 ‘곤지암’은 유튜버들이 버려진 정신병원에서 공포 체험하는 내용을 다뤘다. 공포 체험 팀장 ‘하준’은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팀원을 위험 속으로 밀어붙이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동영상 조회 수에 집착하는 유튜버는 이제 영화에도 활용될 정도로 낯설지 않은 소재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보는 사람은 물론 제작자도 크게 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이용자 유튜브 사용시간이 257억 분으로 국내 앱 중 가장 길었다. 2위 카카오톡은 179억 분이다. 

 

영화 ‘곤지암’​ 속 인물들이 동영상 전송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버려진 정신병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쇼박스 제공

 

2년 전 상황은 달랐다. 2016년 3월 당시 사용시간이 가장 긴 앱은 카카오톡으로 189억 분이었고 유튜브는 79억 분에 불과했다. 콘텐츠 소비 성향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런 경향은 10, 20대에서 짙었다.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정농인 군(18)​은 “검색을 할 때도 네이버보다 유튜브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며 “동영상은 그냥 보기만 하면 되는데 글자는 읽어야 하니까 귀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추산되는 유튜버는 30만 명. 틈새시장이 생겼다. ‘유튜브 컨설턴트’도 그 중 하나다. 유튜버에게 어떤 ‘콘셉트’를 잡을지부터 영상 촬영, 편집까지 알려준다. 황대선 컨설튜브 대표(31)는 “답은 빤하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면 구독자도 높아지고 조회 수도 잘 나온다”며 “나는 재미있는데 남이 재미없는 영상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만 재미있는 영상을 남도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컨설팅 과정은 8회 한 달 수업으로 이뤄진다. 한 과정을 듣기 위한 비용은 200만 원. 황 대표는 이번 달에 4명을 관리 중이다. 그는 “알음알음 유튜버 노하우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렇게 사업으로 만든 건 내가 처음”이라며 “작년 12월에 시작했을 때보다 현재는 두세 배 많은 분들이 문의한다”고 답했다. 

 

강의 문의는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문화센터에서도 들어온다. 황 대표는 “최근 변호사, 회계사, 영업직, 강사 등 전문직 분들이 문의를 많이 한다. 영업 목적도 있겠지만 자기만족을 위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며 “열두 살짜리 아이가 레고를 가지고 노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다고 배운 수강생도 있고 일흔두 살 할머니가 꽃 키우는 걸 올리겠다고 다녀간 적도 있다”고 전했다. 

 

황대선 컨설튜브 대표가 관악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유튜브 컨설팅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황대선 제공

 

황 대표는 “나도 유튜버를 했지만 전업으로 권유하고 싶진 않다. 취미로 하면서 조금씩 돈도 버는 게 좋다”며 “시청자 나이나 연령, 국적에 따라 광고료가 다르지만 조회 수 1회당 평균 1원이라고 보면 된다. 조회 수 10만이면 10만 원인 셈이다.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삶의 활력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유튜버 ‘레니(RENI)’는 취미로 시작해 1년 만에 구독자 11만 명 채널을 만들었다. 통번역사인 그녀는 일은 계속하면서 남는 시간에 유튜버 활동을 한다. 한국에서 일상을 스페인어로 기록한다. 그녀는 “외국에 살다 온 경험이 있다. 언어를 까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재미로 시작했다”며 “처음엔 어색하고 오글거렸는데 내 삶이 기록도 되고 사람들과 소통도 되니 좋다. 유튜브를 하고 난 뒤론 어디 가서 말에 자신감도 생겼다”고 답했다. 

 

유튜버가 늘면서 주목 받는 사업이 또 있다. ‘소셜러스’는 유튜브 데이터를 확보·분석해 보고서를 만들어 유·무료로 배포하는 사이트다. 주로 유튜버, 기업 광고주, 유튜버 소속사가 이용한다. 이해가 맞물리는 고객이 몰리면서 ‘광고 매칭 서비스’도 가능해졌다. 

 

유튜버 ‘​​레니’​​는 일상을 스페인어로 찍어 올려 스페인어권 구독자가 대다수다. 사진=레니 제공

 

양효욱 필로비즈 대표(39)는 “유튜브를 통해 얻거나 크롤링(정보 긁어모으기)으로 정보를 모은 뒤 분석해 순위를 매기고 구독자 수, 조회 수, 영향력 증가율 등 상세한 데이터를 만든다. 간단한 데이터는 무료로 제공하고 상세 데이터는 유료로 배포한다”며 “사업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현재 확보한 고객만 400명이고 주로 유튜버다. 다른 유튜버 정보와 자신의 정보를 비교해 잘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발전시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튜브는 지상파나 케이블TV에서 규제 때문에 보기 어려웠던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 취향을 충족시키고 정보까지 제공한다. 특히 10대는 영상매체에 길들여져 인쇄매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튜브 영향력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을 규제할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 10대 성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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