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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버스 반입 금지’에 시민들 우려하는 이유

보채는 아기에 음식물 못 줘…정류장 앞 음료 컵 투기 대책 있어야

2018.04.06(Fri) 17:43:59

[비즈한국] 올해부터 시행 중인 서울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 금지 조치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음식물 반입을 두고 승차 거부에서 승객 하차까지 다양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어떤 음식은 가능하고 어떤 음식은 안 되는지, 승객과 운전기사는 관련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 금지와 관련한 정확한 내용 및 시민과 자영업자들의 반응을 살펴봤다.

 

출퇴근 시 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 한동희 씨(35)는 “냄새에 예민한 편인데 출근시간에 냄새가 심한 음식을 먹는 사람이 한 두 사람 있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최근 시내버스 내 음식물 반입 금지 조치로 음식 섭취하는 사람이 사라져 출퇴근 환경이 한결 쾌적해졌다”고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직장인 이가은 씨(28)는 “예전에 뜨거운 커피를 들고 탄 사람이 음료를 쏟아 피해를 입었는데 보상은커녕 사과도 제대로 못 받은 경험이 있다”며 “시내버스에서 컵 음료는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서울시의 조치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서울 시내버스 내 음식물 반입 금지 조치는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환영 받고 있지만, 제도 정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서울특별시


서울시가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를 일부 개정하면서 1월 4일부터 서울 시내버스에는 취식이 가능한 음식물을 가지고 탈 수 없다. 앞의 사례처럼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어떤 음식이 허용되고, 되지 않느냐를 두고 승객과 버스 운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민원 사이트 ‘응답소’에는 “뚜껑이 있는 음료를 가지고 버스에 탑승했는데 운전자가 버리지 않으면 탑승이 불가능하다고 해 남은 음료를 버려야 했다’며 ”일회용 컵도 아니고 뚜껑이 있는 음료는 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운전자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생수와 몇 가지 식료품을 구매해 버스를 탔는데 운전자가 음식물은 무조건 안 된다며 교통카드를 못 찍게 해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 했다”며 “음료수나 김밥 같은 것을 못 먹게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사람까지 제재하면 승용차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니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지난 2일, 서울시는 ‘시내버스 음식물 반입금지’와 관련한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운전자 교육 및 시민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섰다. 먼저 차내에 반입 금지되는 것은 ‘가벼운 충격으로 인해 내용물이 밖으로 흐르거나 샐 수 있는 음식물, 포장되어 있지 않아 차 내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이다.

 

음료, 얼음, 치킨, 떡볶이와 같은 음식물이 담긴 일회용 컵, 뚜껑이 없거나 빨대가 꽂힌 캔, 플라스틱 병 등은 반입이 금지된다. 차 내에서 음식물을 먹는 승객은 운전자가 하차시킬 수도 있다.

 

반면 차 내에서 먹을 목적이 아니라 단순한 운반을 위해 포장된 음식물이나 식재료는 소지가 가능하다. 종이상자 등으로 포장된 치킨이나 피자, 뚜껑이 닫힌 플라스틱 병이나 텀블러·보온병 등에 담긴 음료·음식물, 따지 않은 캔, 비닐봉지 등에 담긴 채소·어류·육류 등 식재료와 시장 등에서 구입한 소량의 식재료 등은 들고 탈 수 있다.

 

반면 아이를 동반한 부모와 버스를 장시간 이용하는 고객들은 관련 제도에 찬성하면서도 “아이들은 버스 탈 때 간식 없으면 달래기가 힘든데 걱정이다” “아이들에게 물을 먹이는 것도 뭐라고 하지 않을지 신경 쓰인다” “버스를 2~3시간 타는데 냄새 안 나는 음식도 안 되는 건가” 등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최 아무개 씨는 “최근 버스정류장에 음료 컵을 버리는 사람이 늘어나 거리 청소까지 하고 있다”며 “법 시행도 좋지만 환경을 위해 정류장 인근에 휴지통 설치 등의 방법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창업자 입장에서 텀블러나 병에 음료를 담아가는 고객에게 할인을 해주거나 저렴한 가격의 텀블러나 음료병을 판매하는 등 환경보호와 정부 정책에 동참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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