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문학을 대표했던 절망의 시인 기형도(1960∼1989).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스물다섯 해가 됐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 주최로 지난 6일 오후 7시30분부터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정세진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기형도 시인 사망 25주기 추모 문학제가 치러졌다.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라는 제목의 이번 추모제에서 영화감독 전선영이 제작한 5분간의 추모 영상 방영에 이어 정 아나운서가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에 실린 시 ‘시작 메모’를 낭송해 500석을 가득 메운 청중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성우 김상현은 기형도가 남긴 여행기 ‘짧은 여행의 기록’ 가운데 ‘서고사 가는 길’을 낭독했고 기형도의 절친이자 문우였던 소설가 성석제와 문학평론가 이영준이 각각 기형도와의 추억을 들려주는 등 유명 문예계 인사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또 양기대 광명시장은 이날 무대에 올라 2015년 개장 예정인 ‘기형도문화공원’(광명역세권 소재) 내에 ‘기형도문학관’ 부지를 선정하고 2017년 개관을 목표로 건축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한편 기형도 시인이 남긴 단 한 권의 시집이자 유고시집인 ‘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은 1989년 초판을 찍은 이래 지금까지 50쇄 26만5000부가 팔렸다. 99년 그의 사망 10주기에 맞춰 그의 시, 산문, 소설 등을 한데 묶은 ‘기형도 전집’ 역시 지금까지 24쇄 6만여부가 팔릴 정도로 시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여전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