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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 '워너원 방송사고'서 다시 불거진 아이돌 정산 논란

아이돌 "3년 동안 한 푼도 받지 못했다" vs 소속사 "데뷔 전 투자한 비용 먼저 회수"

2018.04.06(Fri) 11:33:33

[비즈한국] 입이 방정이었다. 막 컴백해 한창 기세를 높이던 현존 최고의 아이돌 워너원에게 위기를 가져온 것은 다름 아닌 멤버들의 입이었다. 라이브가 문제였다. 엠넷닷컴에서 진행된 스타라이브에서 워너원 멤버들의 방송 직전 대화가 그대로 송출됐다. 

 

방송이 송출되는 줄 모르고 나눈 거침없는 사담은 욕설 논란을 부르며 워너원에게 악재가 됐다. 화제가 된 부분 중 하나는 멤버 강다니엘의 ‘정산’ 발언이었다. 정산에 대한 실없는 농담이었지만 몇몇 팬들은 초심을 잃었다며 비판했다.  


아이돌그룹 워너원이 엠넷 ‘스타라이브’ 방송 대기 중 나눈 사담이 방송으로 송출됐다. 특히 정산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워너원과 소속사, 엠넷 측은 공식 사과했다. 사진=엠넷 스타라이브 캡처


정산은 아이돌에게 큰 이슈다. 모든 수입을 기획사가 관리하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광고를 찍고 앨범을 내더라도 정산되기 전까지 가수들의 통장엔 아무런 숫자가 찍히지 않는다. 정산 받는 시기마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데뷔 전 연습생 과정과 데뷔 후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을 모두 고려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야만 수익을 정산하기 때문이다. 3년 동안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걸그룹 이야기도 왕왕 들린다. AOA 멤버들은 데뷔한 지 3년이 지나서야 정산 받을 수 있었고, 데뷔 4년차인 러블리즈는 작년에 출연한 라디오에서 한 번도 정산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산은 소속사와의 분쟁의 씨앗이다.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은 제대로 된 수익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해지 절차에 들어갔다. 전효성은 수많은 행사를 뛰었지만 2015년 600만 원을 받은 이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행사를 뛰고 방송에 출연했지만 3년 동안 아무런 수입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런 갈등은 전효성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이그룹 B.A.P 역시 같은 문제를 호소했다.  

 

최근 전효성은 정산 문제를 이유로 법원에 TS엔터테인먼트 측에 대한 전속계약효력중지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소속사가 정산에 소극적인 이유는 뭘까? 연습생을 데뷔시키는 데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며, 모두 비용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그룹이 만들어지는 데엔 소속사가 쌓아온 노하우가 들어가기 때문에 소속사가 자기 몫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 해당 그룹이 롱런하는 경우, 소속사가 을이 되는 경우도 있다. 회사 입장에선 데뷔 초기에 최대한 투자금을 회수해야만 한다. 

 

솔로몬의 지혜는 무엇일까. 아이돌 산업이 발전하며 표준전속계약서는 생겨났지만, 정산과 관련된 규정은 딱히 없다. 혹자는 연습생 시스템에 대한 강화를 주문한다. 냉정한 평가를 통해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정산과 관련된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의 해결책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자정이다. 경영을 투명화하고, 조기 정산 문화를 자생적으로 키우는 수밖에 없다. 월급제를 채택한 몇몇 일본 아이돌 그룹의 시스템을 차용할 수도 있다. 워너원은 그룹의 성공과 대중의 관심에 힘입어 투명하고 빠르게 정산을 받을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한 그룹은 여전히 불투명한 회계 절차 속에서 정산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아이돌 산업의 미래가 있을 수도 있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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