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의 전통 부촌으로 성북동과 평창동이 꼽힌다. 특히 주한앙골라대사관저가 위치한 성북구 선잠로2길 인근은 LG, 포스코, 효성, 대상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들이 거쳐 갔거나 터를 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한앙골라대사관저는 성북동 X-XX 번지에 위치한다. 이곳은 1988년부터 2006년까지 LG전자의 소유였다. 건물 크기는 1층 178.61㎡(약 54평), 2층 338.71㎡(약 102평), 3층 227.04㎡(약 69평), 옥탑 73.26㎡(약 22평)다. 건물 앞 정원 부지도 2003㎡(약 606평)에 달한다.
LG전자는 2006년 4월 해당 부지와 건물을 이 아무개 씨에게 매각했고, 2012년 12월 주한앙골라대사관이 이곳을 매입해 대사관저로 사용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을 상대로 행사 및 미팅을 진행했던 곳”이라며 “행사를 하기에는 좁고 건물도 오래됐고, 당시 해외 바이어 미팅이 줄어들기도 해서 매각했다”고 전했다.
주한앙골라대사관저 바로 옆에는 고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차남이자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의 집이 있다. 이곳은 포스코가 1989년~2004년 소유했던 곳이다. 해당 건물 용도에 대해 포스코에 문의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2004년 8월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이곳을 매입했고 2016년 3월 임성욱 회장이 다시 매입했다. 2016년은 조 전 부사장이 아버지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과 형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일 때였다.
해당 주택의 크기는 1층 314.79㎡(약 95평), 2층 227.64㎡(약 69평), 지하 237.97㎡(약 72평)다. 정원 등의 넓이를 모두 합친 대지면적은 1514㎡(약 458평)에 달한다.
임성욱 회장의 형인 임창욱 명예회장의 자택도 주한앙골라대사관저 바로 맞은편에 있다. 건물의 크기는 1층 461.26㎡(약 140평), 2층 193.30㎡(약 58평), 지하 549.47㎡(약 166평), 대지면적은 1682㎡(약 509평)다.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던 임창욱 회장은 2011년 이곳을 매입, 건물 공사에 들어갔고 2015년 10월 완공했다. 대상홀딩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임 회장은 2015년 12월부터 이곳에 살고 있다.
조석래 전 명예회장의 아내 송광자 씨의 언니인 송길자 씨도 인근에 거주 중이다. 송길자 씨의 사위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재헌 씨다. 이곳은 1980년부터 송길자 씨의 남편인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소유였다.
2002년 법원은 신 전 회장에게 주가조작 혐의로 77억 9000만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고, 이 과정에서 신 전 회장은 자택과 토지를 가압류 당했다. 송길자 씨는 2011년 12월 이곳을 다시 매입했다. 대지면적은 760㎡(약 230평), 건물의 크기는 1층 150㎡(약 45평), 2층 90㎡(약 27평) 규모다.
이밖에 박도봉 알루코그룹(전 동양강철) 회장도 2017년 7월 인근에 있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소유 토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현재 이 집은 아무도 거주하지 않은 상태다.
주한앙골라대사관저 인근이 아닌 성북동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일선 현대비엔지스틸 대표이사 사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 쟁쟁한 재계 인사들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다.
1970년대에는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주로 성북동에 살았다. 재계 인사들이 성북동에 모이기 시작한 건 박정희 정권이 막을 내린 후인 1980년대부터다. 당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등이 성북동으로 이사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성북동의 표준지공시지가는 ㎡당 200만~400만 원 수준으로 ㎡당 수 천만 원이 넘어가는 강남구 대치동에 비하면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성북동이 투자 용도로 적합치 않아 가격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성북동이나 평창동은 대부분 주거 목적으로 거래가 이루어져 부동산투자로 차익을 얻기에는 적절한 곳이 아니다”라며 “오래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매물이 자주 나오지도 않고,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갭투자도 어렵다”고 전했다.
일반인에게 성북동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주한앙골라대사관저 인근에는 대형마트는커녕 편의점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생필품을 구입하러 슈퍼마켓을 도보로 가기에도 무리가 있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 여가시설도 찾기 힘들다. 산 높은 곳에 위치해 자동차가 없으면 집에 가는 것조차 힘들다.
재계 인사들이 성북동에 사는 이유는 조용한 환경과 프라이버시 보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이정도 크기의 단독주택이 있는 곳은 성북동과 평창동 정도밖에 없다”며 “산속에 있다 보니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적어 눈에 잘 띄지 않고, 경비시설은 철저하게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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