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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연륜이냐, 패기냐' 유한양행 이정희 vs 녹십자 허은철

30년 근속 이정희 사장, 20년 초고속 승진 허은철 사장…21살 차이 제약업계 라이벌

2018.04.05(Thu) 14:46:20

[비즈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행양행의 사업보고서(2017년 12월 기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은 제약업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해왔다. 유한양행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와 각 사 연결 재무재료를 토대로 추정한 시장점유율은 2014년 유한양행(6.2%)·한미약품(5.9%)·​녹십자(4.6%), 2015년 녹십자(7.8%)·​유한양행(6.7%)·​한미약품(6.2%), 2016년 유한양행(7%)·​한미약품(6.4%)·​녹십자(4.7%) 순이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왼쪽), 허은철 녹십자 사장(오른쪽).​ 사진=유한양행, 녹십자


녹십자는 연결 재무재표에 공개된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을 집계하는데, 유한양행의 추정 시장점유율 순위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녹십자가 사업보고서에 공시한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2015년 한미약품은 1위를 차지했으나, 2016년부터는 매출 하락으로 인해 대웅제약에 밀려 업계 4위로 떨어졌다. 반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2년 동안에는 유한양행과 녹십자가 한미약품을 따돌리고 제약업계 시장점유율 1·2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유한양행(1조 3207억 원)·​녹십자(1조 1979억 원), 2017년에는 유한양행(1조 4622억 원)·​녹십자(1조 2879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본력과 원료 의약품 등의 강점을 보유한 외국계 제약사들이 공격적인 글로벌 진출 전략을 내세우는 가운데 국내 대표 제약사인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신약 개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사업 다변화를 통해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 등을 거쳐 전문경영인이 된 유한양행의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과 녹십자의 허은철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이후 이룬 성과다. 

 

#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 대폭 늘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연임이 결정된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사진=유한양행


지난 3월 16일 열린 유한양행 주주총회에서 이정희 사장의 대표이사 연임이 결정됐다. 1951년 11월생인 이 사장은 1978년 영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유한양행의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으며, 2002년 유통사업부장(상무이사), 2009년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이사), 2012년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쳐 2015년 3월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4년째 유한양행의 전문경영인을 지내는 이 사장은 취임 후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렸다. 취임 직전년도인 2014년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309억여 원이었으나,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후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2015년 390억여 원, 2016년 526억여 원, 2017년 707억여 원으로 크게 늘었다. 

 

전문경영인이라면 영업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 사장은 연구개발비 비중을 점차 늘렸다. 취임 전까지 3%대에 불과했던 연구개발비의 매출 비중은 2015년 3.46%에서 2016년 4%, 2017년 4.89%로 늘었다. 

 

제약업계는 이 사장이 고령화시대에 발맞춰 항암제 등과 같은 질환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한 글로벌신약센터, 제품화센터, 임상개발실 등의 연구조직을 확장해왔으며, 조만간 100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은 유한양행의 중장기적 전략 수립을 위해 사장 직속 미래전략실을 신설했으며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동안 파멥신, 소렌토, 네오이뮨텍, 제노스코, 씨앤씨 등의 벤처기업에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투자함으로써 신약 개발 기술을 유한양행에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노스코로부터 폐암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인 ‘YH25448’을 도입해 임상1상 마무리 절차에 들어갔으며, 글로벌 임상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3월 미국 바이오회사인 쏘렌토와 함께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하고, 혈액암과 고형암 치료제 등의 신약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뷰티와 헬스케어분야 등의 사업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2017년 5월 의약품과 화장품이 결합된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의 뷰티신사업팀을 독립시켜 뷰티·헬스전문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했으며, 치과 시장 공략을 위해 같은 시기 국내 치과 임플란트 제조업체인 워랜텍도 인수했다.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의 녹용 및 천연원료 연구·개발을 위해 뉴질랜드사슴협회와 뉴질랜드국립농업연구소 애그리서치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은 유한양행 임직원들에게 자기개발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개발, 창의 그리고 행동”이라며 “유한양행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임직원 모두가 자기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고, 남다른 창의력과 앞선 행동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도전을 끊임없이 강조해온 그답게 “우리는 변화에 인색했고 행동은 매우 더딘 부분도 없지 않았다”며 “변화의 속도가 빠른 이 시대에는 나중이 아니라 즉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한양행 전문경영인의 연임은 1회로 제한돼 있어 ​이 사장은 ​6년 임기를 마친 2021년 퇴임하게 된다. 

 

# 3세 경영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 북미시장 진출로 글로벌 제약사 도약

 

43세의 젊은 나이에 녹십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3세 경영인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녹십자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은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처럼 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녹십자에 입사했으며 상무이사, 전무이사, 부사장 등을 거쳐 전문경영인이 됐다. 이정희 사장보다 두 달 앞선 2015년 1월 조순태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한 허 사장은 이듬해 3월 단독 대표이사의 직함을 달았다. 

 

허 사장은 43살이라는 나이에 대표이사가 됐다는 점에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6살이던 1998년 녹십자에 입사해 2006년 상무이사, 2008년 전무이사, 2009년 부사장, 2015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는데, 당시 뒷말이 무성했다. ‘R&D전문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와 해외시장 개척 등의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3세 경영인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GC녹십자의 대표이사를 겸하는 허 사장은 허채경 한일시멘트·녹십자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 허영섭 전 녹십자 회장의 차남이다. 허영섭 전 회장의 장남이자 허 사장의 친형은 허성수 전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며, 동생은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다.  

 

허 사장이 취임한 후 녹십자 매출은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시장점유율 2위(매출액 기준)의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허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면역글로불린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그린진 에프’ 등 글로벌 전략품목을 전면에 내세워 녹십자를 글로벌 제약사로 키울 계획이다. 

 

혈액분획제제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 면역글로불린 ‘아이비 글로불린 에스엔’을 수출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와 생산된 의약품을 현지 구매기관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캐나다 퀘백 주 몬트리올에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 자세로 임하고 있다. 

 

허 사장은 기존 3가 독감백신에서 4가 독감백신으로의 전환을 통해 녹십자가 전 세계 백신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를 유지해 나갈 목표도 세웠다. 4가 독감백신은 2016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차세대일류상품 인증을 받았다. 2017년 10월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국내 최초 고용량 독감백신 개발에도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허 사장의 지속적인 R&D 투자로 성장동력을 확보했던 것이 비결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현재 녹십자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R&D센터를 구축함으로써 녹십자의 주력제제인 혈액제제와 백신제제의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화순 백신공장과 오창 혈액제제 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지난 1월 허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과거의 든든한 기초 위에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의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서로 배우며 뛰어난 리더를 생산하는 역동적인 상호 리더십 등을 통해 100년 기업을 향한 위대한 스토리를 써내려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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