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3000만 원 상당의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가운데, 당시 정권 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의 친동생 정민회 씨가 전면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비즈한국’이 단독 입수한 아이카이스트 내부문건에 따르면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영국 대체투자시장(AIM) 상장 추진을 위해 홍 의원을 만나던 당시, 대부분 일정을 정민회 씨와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검찰은 김 대표가 홍 의원에게 뇌물을 전달한 자리에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동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련기사
[단독] 홍문종 뇌물수수 동석한 임우재, 아이카이스트 관련 영상 입수)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왼쪽), 정민회 씨(오른쪽). 사진=제보자
2015년 11월 22일 아이카이스트는 영국 AIM 상장을 위해 영국계 법률회사 ‘올스왕’과 투자자문사 ‘SP엔젤’을 한국에 초청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상장 실사단으로 알려진 이들이다. 더불어 당시 아이카이스트 싱가포르 법인장을 맡았던 정민회 씨가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아이카이스트에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될 정도로 정 부사장의 구체적인 역할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김성진 사기 피해자들은 그가 정윤회의 동생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김 대표의 정계 영향력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2015년은 최순실보다 정윤회가 최대 비선실세로 꼽히던 시기다. 정민회 씨의 구체적인 활동 사실이 나온 것은 이번이 최초다.
문건에 따르면 4박 5일로 진행된 실사단 방문 일정에서 이들은 홍 의원을 포함해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당시 차관과 강성모 카이스트 당시 총장과의 만남이 차례로 예정돼 있었다. 또, 카이스트 산업협력단 등 주요 관계자와 만남을 이어가는 등 카이스트의 전폭적 지원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즈한국’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진도 함께 입수했다. 실사단이 의원실에서 홍 의원을 만난 것을 비롯해 강 총장,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당시 이사장 등을 만난 것으로 확인된다. 대부분 사진에는 정민회 씨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지금까지 정 씨의 모습은 공개된 적이 없었다.
정 씨는 유독 홍 의원과 만나는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회 의원회관이 공개된 장소인 만큼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일정표에 나온 대로 실사단 일행이 실제로 최 전 차관을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실사단이 상암동에 위치한 MBC 본사를 방문한 점이다. MBC 로비에 설치된 아이카이스트 제품 ‘터치테이블’을 보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사단은 매일 저녁 청담동과 한남동 일대에서 만찬을 가졌으며 최고급 호텔에 묵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홍 의원은 김성진 대표로부터 1000만 원 상당의 보약과 2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대가로 이동통신단말 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 및 영국 AIM 상장을 도와달라는 청탁이 오갔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홍문종 의원실은 “동료 의원의 소개로 외국 기업 관계자라고 해서 만났을 뿐, 금품수수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막강한 인맥을 앞세운 로비에도 불구하고 아이카이스트의 영국 AIM 상장은 무산됐다. 그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아이카이스트 분식회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 30일 김 대표는 수백 억 원대 투자사기 혐의로 2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복수의 김성진 사기 피해자들은 “김 대표는 시종일관 홍 의원은 물론 유력 인사들과 찍은 사진을 끊임없이 보내며 사업이 건재함을 과시했다”며 “김 대표의 말대로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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