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경제회복 지원을 위한 2014년 세제개선과제 건의문’을 정부, 국회, 주요 정당 등에 제출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1980년대부터 매년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에 앞서 기업 의견을 수렴해 건의해오고 있다. 올해는 ▲ 성장동력 확충, ▲ 기업과세 합리화, ▲ 납세편의 제고 등 3개 분야, 108개 과제를 모았다.
건의서를 통해 대한상의는 먼저 법인 지방소득세 공제·감면 전면 폐지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지난해말 국회를 통과한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올해부터 법인은 투자, R&D, 고용 등에 대한 지방소득세 공제·감면이 전면 폐지되는데 이로 인한 법인의 지방소득세 부담증가액은 연간 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지방소득세 공제·감면 폐지는 지방이전이나 기투자금액 등에 대한 경과규정 조차 없어 기업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7~10년간 50~100% 감면혜택을 고려해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들도 2014년부터 지방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투자 집행 과세연도에 손해가 발생해 세액공제 혜택이 이월된 기업들도 이월세액공제액이 일시에 모두 소멸된다.
대한상의는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비과세·감면을 정비해 나갈 필요는 있지만 급격한 지방소득세 부담 증가는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지방소득세 지원을 일시에 전면 폐지한 것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말로 종료되는 안전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에 대한 건의도 있다.
현행 세법은 산업재해예방시설, 가스안전관리시설, 기술유출방지설비 등 안전설비 투자시 투자금의 3%(단, 중소기업 기술유출방지설비 투자는 7%)를 법인세에서 공제해주고 있으나 일몰시한이 올해까지로 내년부터 지원이 사라진다.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산업재해발생비율은 OECD 국가 중 최상위로 산업재해예방시설에 대한 투자확대가 시급하나 중소기업의 투자여력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안전설비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2017년까지 연장하고,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을 높여줄 것”을 주문했다.
대한상의는 이어 “기업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성 조세가 기업경쟁력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대상이 되는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을 업종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만 시행령에서는 기업규모만 고려해 30~50%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안서비스업과 같은 업종 특성상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업종도 타업종과 동일한 요건으로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적용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기업이 정보보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신뢰할 수 있는 관계기업에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요건을 정함에 있어 기업 규모 뿐만 아니라 업종도 감안하여 기업의 효율적 경영에 대한 조세상 불이익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금계산서 수취와 관련해 기업에게 요구되는 과도한 납세협력부담을 완화해 납세편의를 제고해달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공급자가 세금계산서를 과세기간 이후에 발급하면 매입자는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전체를 공제받을 수 없다. 상의는 “세금계산서 수수 질서 확립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나 공급자의 세금계산서 지연발급에 대해 매입자가 조치를 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공급자가 수정신고를 통해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경우에도 매입세액을 공제해주지 않은 것은 과도한 제재”라고 지적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장기적으로 안정적 세수확보를 위해서는 경제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만큼 기업이 과감한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는 조세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