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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년...폴라리스쉬핑 상장 어디까지 왔나

1년 전 상장 준비 중 선박사고 발목...IPO 지연 속 새판 짜기?

2018.04.04(Wed) 16:13:13

[비즈한국] 지난해 3월 31일 브라질에서 26만 톤의 철광석을 싣고 중국 칭다오항으로 향하던 스텔라데이지호가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한국인 선원 8명과 필리핀 선원 16명이 배에 있었다. 이후 필리핀 선원 2명만 구조됐고, 22명은 실종됐다.

 

1년이 지난 현재 2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며 수색 및 원인규명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실종자 가족들은 1년을 맞아 지난 31일 시민문화제를 열고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은 3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 선임 등 모두 7건의 안건을 가결했다. 주총에서 승인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의 지난해 매출은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6493억 원이다. 

 

하지만 보유 선박 특별검사 실시 등 불가동 손실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2016년보다 감소한 809억 원을 기록했다. 최종 손익 또한 적자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침몰 사고 이후 미뤄진 상장 절차가 올해도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폴라리스쉬핑의 상장 대표주관은 유안타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맡고 있다.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 해역에서 연락이 두절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의 한국 선사인 폴라리스쉬핑 해사본부가 있는 부산사무실에서 지난해 4월 1일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하는 모습. 사무실에 '스텔라 데이지호' 사진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2004년 설립된 벌크선사로 총 35척의 선박을 보유한 폴라리스쉬핑은 당초 지난해 3분기 내 상장을 목표로 했다. 폴라리스쉬핑의 상장은 2012년 380억 원의 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투자자들과의 약속에 따라 4년 안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16년 해운업 침체가 지속되며 이듬해로 미뤄졌다. 2016년 말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마무리 짓고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 하반기 공모를 통해 늦어도 지난해 3분기 내 모든 상장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던 중 스텔라데이지 침몰 사고를 겪으며 순조로웠던 상장 작업에 제동이 걸린 것. 사고 선박에 대한 재해손실이 실적에 반영됨에 따라 상장 작업이 잠정 중단됐다. 업계에선 예년 수준의 재무실적을 회복해야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상반기 실적을 지켜본 뒤 상장 작업 진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을 지켜본 뒤 상장 작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면 연말에는 기업공개(IPO) 완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쉬핑 측은 올 11월 목표로 중단됐던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 작업을 중단한 건 재무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사고 수습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라며 “올 8~9월쯤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시작으로 11월에는 상장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은 사고원인 규명 절차에 따라 상장 자체가 엎어질 가능성도 있다.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 원인은 현재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으로 정확한 침몰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선 선박의 블랙박스 확보가 중요하다. 정부는 선례가 없고 심해수색 장비 타당성이 검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실종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심해 수색 장비 투입을 통해 선체에 장착된 블랙박스를 수거하고 선체 현재 상황을 촬영해 분석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거래소 상장심사 기준에 따르면 대상 기업이 ‘면허 취소’나 ‘법령 위반’ 등으로 영업의 계속성이 저해될 경우 상장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선박 운항이 주된 사업인 폴라리스쉬핑의 상장은 앞으로의 사고 원인 규명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선박사고가 배의 노후, 안전관리 문제 등 회사 측 책임이라고 밝혀질 경우 강도에 따라 상장 여부가 갈릴 것”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폴라리스쉬핑이 해외 상장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일단 국내 상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서도 “처음부터 국내뿐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 해운업이 발달한 나라들에 한해 해외 상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이 미뤄지는 사이 폴라리스쉬핑은 지주회사 폴라에너지앤마린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섰다. 폴라에너지앤마린은 폴라리스쉬핑의 지분 71.97%를 보유한 회사로, 지난해 설립된 리튬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 준비 중이다. 리튬코리아는 폴라에너지앤마린의 1대 주주인 폴라리스쉬핑 한희승 회장과 김완중 회장이 각각 10억 원씩 총 20억 원을 출자해 지난해 설립된 회사다. 현재 김완중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안정적인 정기선 사업체 폴라리스쉬핑과 함께 지주회사를 떠받칠 새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라에너지앤마린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리튬코리아를 설립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까지 가능했던 것은 주력 사업인 폴라리스쉬핑 덕분”이라며 “IPO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지주사인 폴라에너지앤마린의 자산가치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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