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3월 13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성희롱·성폭력 가해 직원에 대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는 가해자를 즉시 퇴출하는 제도로 성희롱·성폭력 행위 근절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취지라고 한수원은 밝혔다.
그러나, 3월 30일 한수원 감사실이 회사에 제출한 ‘복무감사결과’에 따르면 감사실은 성희롱을 저지른 한수원 직원에게 견책 징계를 요구했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발표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퇴출은커녕 정직조차 요구하지 않았다.
한수원 감사실에 따르면 한수원의 한 발전소 간부 A 씨는 직원 생일 축하 자리에서 부하 직원 B 씨에게 ‘대리모’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수원 감사실은 “행위자와 피해자, 참고인 모두가 대리모란 의미를 성관계, 여성의 임신과 출산 등과 관련 있는 부정적인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행위자가 성적 의도를 가지고 표현한 것이 아니었더라도 성적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A 씨가 성희롱을 저질렀음을 인정했다.
감사실은 A 씨에 대한 견책과 보직이동, 2018년 상반기 안에 사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등을 요구했다. 복무감사결과 기준일은 지난 3월 22일, 제출일은 3월 30일로 모두 한수원이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발표한 후다.
상법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는 회사에 상근하면서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감사를 1명 이상 둬야 한다. 한수원 조직도에 따르면 한수원 감사실은 상임감사위원 산하에 있는 별도의 독립적인 기구다.
한수원 측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발표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고, 가해자가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직원끼리 할 표현이 아니고 피해자가 불쾌함을 느꼈기에 견책 처분을 감사실이 요청한 것”이라며 “곧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종 처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수원 감사실이 구체적인 사건 발생 일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감사가 통상 3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한수원은 여성가족부로부터 양성평등 실천을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당시 한수원 측은 “앞으로 양성이 평등한 근무환경 조성과 성평등 의식함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성차별 없는 모범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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