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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손보 빅4' 전문가 1위와 전략통 4위의 시장 공략법

악화된 시장 환경, 삼성화재 최영무 vs KB손보 양종희 스타일 주목

2018.03.27(Tue) 18:32:46

[비즈한국] 저성장이 지속되고 저출산과 고령화 등 보험업계를 둘러싼 시장 환경은 좋지 않다. 또한 보험업계는 2021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주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따른 실손의료보험료의 인하 가능성으로 손해보험업계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국내 손보업계에서 삼성화재가 압도적 1위를 고수하는 가운데 ‘빅4’​를 형상하는 현대해상, DB손보(옛 동부화재), KB손보(옛 LIG손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화재가 주춤하는 사이 2017년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는 2017년 특정 신상품의 독점판매권을 일정 기간 부여받는 ‘배타적사용권’ 8건을 획득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왼쪽)과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사진=각 사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삼성그룹은 삼성화재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채 출신 내부 인사인 최영무 사장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했다. 보험 전문가이자 회사 내부 사정에도 능통한 최영무 사장은 내실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표방하고 있다.

 

LIG손보를 인수해 KB금융그룹의 손보업 진출에 지대한 역할을 한 양종희 KB손보 사장은 연임이 확정되며 두 번째 임기에 들어갔다. 보험업 경험이 전무해 취임 초기 주변의 우려의 시각이 있었지만 양 사장은 다양한 할인특약 제공 등 자동차 보험 역량 강화에 주력하면서 보란 듯이 실적개선과 KB금융과 KB손보의 융화를 이끌어냈다. 

 

# 삼성화재 첫 내부 출신 사장 최영무…30년 보험맨 세세한 회사 내부 사정도 훤해 

 

삼성화재는 손보업계 부동의 1위다. 2017년 삼성화재는 전년대비 13.7% 늘어난 956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2018년 손보업계 최초로 순이익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자산도 2016년 68조 4000억 원에 이어 2017년 75조 4000억 원으로 80조 원을 목전에 뒀다. 

 

2017년 말부터 형성된 삼성그룹 CEO 60세 정년 기조에 따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62)도 지난 2월 사의를 표했다. 자동차보험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최영무 부사장이 삼성화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사장 후보로 추천돼 3월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1963년생인 최영무 사장은 삼성화재 공채 출신으로 사장 자리에 오른 첫 CEO다. 최 사장은 1987년 삼성화재의 전신인 안국화재에 공채로 입사해 30년 넘게 삼성화재에서만 근무한 보험맨으로 세세한 회사 내부 사정까지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화재가 입주한 서초 삼성 사옥. 사진=고성훈 기자

 

최 사장이 보험 업무에서 담당하지 않은 부문은 자산운용 정도만 꼽힐 정도다. 최 사장은 영업, 인사, 기획 등 삼성화재에서 손해보험 업무 전반을 경험했다. 그는 대리점영업부, 지점 등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고 2005년 인사팀장(상무)과 2011년 전략영업본부장(전무)를 거쳐 2013년부터 자동차보험본부장을 맡다가 이번에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간 삼성화재 사장들이 외부에서 영입되어 왔다는 점에서 최영무 사장의 경력은 차별화된다. 전임인 안민수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이고 그 전임인 김창수 사장은 1982년 삼성물산 출신이다. 

 

삼성화재는 최영무 사장을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적의 CEO로 평가한다. 최 사장은 그의 경력에서 말하듯 삼성화재의 영업기조를 보수적에서 공격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그간 소속 설계사를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독립보험대리점(GA) 채널을 강화해 이를 통한 매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 보장성보험 상품을 대거 개정해 갱신형 특약 29종을 비갱신으로 바꾸고 자동차보험에서 올해 자녀할인특약을 내놓고 SK텔레콤과 손잡고 운전습관에 연계된 특약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수익성이 좋은 장기 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여 견실한 성장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LIG손보 성공적 인수 공헌 양종희…KB손보 실적 개선 이끌어 

 

2016년 3월 KB손보 대표이사에 오른 양종희 사장은 2017년 12월 KB금융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양 사장은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해 KB손보를 출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이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신임을 받았다. 

 

1961년생인 양종희 사장은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2008년 국민은행 서초역지점장과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을 거쳤다. 양 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상무 시절 LIG손보 인수를 총괄하면서 전무와 부행장을 건너뛰고 2015년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전략통인 양종희 사장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후계자’​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 지난 1월 KB손해보험의 ‘2018년 경영전략회의’​에서 2018년 경영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B손해보험


양 사장은 KB손보 사장 취임 전까지 보험업 경력은 전무한 점이 약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CEO 취임 이후 KB손보 조직을 쇄신하고 그룹 내 시너지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양 사장 부임 이후 KB손보 실적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취임 첫 해인 2016년 KB손보는 295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1737억 원에 비해 41.3% 급증했다. 2017년에도 KB손보는 330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대비 11.6% 성장했다. 

 

양종희 사장은 자동차보험 분야 강화를 꾀하고 있다. KB손보는 양 사장 취임 후 자동차보험 특약을 출시했고 업계 최초로 긴급출동기사 위치 안내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지진피해 자동차 보험을 출시했다. 또한 지난 2월 KB손보는 업계 최초로 고객이 직접 차량의 예상 수리비를 산출하고 고객 위치 기반의 우수정비업체 안내 등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양 사장은 KB손보​ 전신이 부실했던 LIG손보였던 만큼 두 번째 임기에서 KB손보의 재무건전성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다만 KB손보의 지분 100%를 KB금융지주가 보유하게 되면서 KB손보가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양 사장은 지난 1월 ‘2018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KB손보 전 임직원이 영업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B손보는 올해 4대 추진과제를 △고객 중심 경영 △가치 중심 성장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경영기반 구축 △KB손보-이해관계자 간 상생문화 구축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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