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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급물살 '대북사업 대명사' 현대그룹 회장님 근황은?

"대북사업 흔들림 없다"던 현정은 회장 '잘 안 보여'…공식 거주지 '공사중'

2018.03.26(Mon) 15:09:11

[비즈한국]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대북사업의 대명사인 현대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일 남·북한 정부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예술단 평양공연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합의했다. 우리 예술단은 오는 4월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3일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한다.

 

류경정주영체육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방북해 남·북한 체육교류 활성화를 위해 북한 측과 합의해 건설한 곳이다.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더 적겠지만 북한과 현대그룹의 각별한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 범현대가 중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대북사업 유지를 이어받은 곳은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1일 오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 회장은 2011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방북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나는 등 남북관계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그의 대북 네트워크는 ‘핫라인’으로 불릴 정도로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정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선대 회장의 유지인 남·북한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현대그룹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사명감은 남북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북한 관련 이슈가 터지면서 현대그룹과 현정은 회장이 주목받고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현 회장의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 모습 정도만 포착됐다.​ ‘비즈한국’이 현 회장의 근황을 찾아나선 이유다.

 

현정은 회장의 주소지로 알려진 서울 성북동 자택은 2014년 초부터 건물 공사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이 주소지를 방문한 결과 건물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고 철제 공사 가림막이 둘러져 있었다. 공사가 시작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완공은커녕 기둥 하나 세워져 있지 않아 진행된 공사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관련기사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님의 집은 어디인가).

 

2016년 서울 성북동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자택 공사현장. 사진=임준선 기자


부동산등기부상 현 회장의 주소지는 여전히 성북동 자택으로 나타난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 개인의 일이기에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구조조정, 현대증권 매각 등 현대그룹에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자택 건설을 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현재 현 회장의 거주지는 고급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성북동 코오롱주택단지였다. 코오롱주택단지에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누나 이경숙 씨와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사장도 거주한다. 부동산등기부에는 현 회장의 주소지가 성북동 자택으로 나오지만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난 16일 공시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는 현 회장의 주소를 서울 성북구 선잠로라고 표기했다. 성북구 선잠로는 코오롱주택단지가 위치한 곳이다.

 

문패에는 이경숙 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으나 현 회장과 허 사장의 이름은 없다. 사진=박형민 기자


현 회장이 현재 살고 있는 곳은 2층 주택으로 1층 245.02㎡(약 74평), 2층 77.59㎡(약 23평), 지하실 125.79㎡(약 38평) 규모다. 부동산등기부에 매매 거래 내역이 없는 것으로 보아 전세 혹은 월세로 거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주택단지 입구에는 거주자들의 문패가 걸려 있다. 문패에는 이경숙 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으나 현 회장과 허 사장의 이름은 없다. 두 사람이 살고 있는 번지 항목에는 아무 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다. 코오롱주택단지 경비원은 “현 회장이 살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그 밖에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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