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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계의 허니버터칩?' KT&G 전자담배 '릴' 물량부족 까닭

21일 전국 판매 시작했지만 '돈 주고도 못 사'…KT&G "반짝 수요 맞추기 어려워"

2018.03.21(Wed) 17:53:33

[비즈한국] “없어요.” 편의점 점주가 고개를 들지도 않고 대답한다. 길 건너 편의점을 가보지만 사정은 같다. 신도림역 근처 편의점 6곳, 시청역 부근 6곳, 신촌역 근방 4곳을 돌아다녔지만 구매할 수 없었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 이야기다. 

 

릴은 ‘아이코스’(한국필립모리스), ‘글로’(브리티시아메리카토바코)에 이어 후발주자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돼 100일 만에 20만대가 팔렸다. 서울지역 한정 판매가 21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KT&G는 21일부터 전자담배 릴을 전국 확대 판매하기로 했다. 사진=KT&G 제공

 

문제는 물량이다. 릴 물량 부족은 출시 때부터 제기돼 왔다. KT&G 관계자는 “편의점당 일주일에 두 개씩 배정하고 있다”며 “전국 확대에 차질이 있을 만큼 물량이 부족하진 않다”고 밝혔지만 실정은 달랐다. 

 

현장에선 ‘없어서 못 파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신도림역 주변 한 편의점 점주는 “일주일에 한두 개 들어온다. 지난주는 안 들어왔다”며 “찾는 손님은 하루에도 서너 명인데 팔고 싶어도 못 판다”고 전했다. 다른 편의점 점주는 “수요일 새벽 3~4시 사이에 물량이 들어온다”며 “아침부터 찾아와 릴을 사가니까 그때를 노려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편의점에서 ‘릴 구매’ 예약이 이뤄지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시청 부근 한 편의점 점주는 “지금 릴 예약 손님만 스무 명”이라며 “아이코스랑 글로는 지금도 있으니까 사가라”고 말했다. 릴을 쓰고 있는 직장인 하 아무개 씨(35)는 “예약을 걸어두고 2주 기다려서 샀다”고 답했다. 

 

할인가 6만 8000천 원인 전자담배 릴이 구매대행을 통해 1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네이버 스토어 캡처

 

사고 싶어도 못 사다 보니 시장에선 웃돈을 얹어 릴을 사고판다. 네이버 스토어에서 할인가보다 6만 2000원 비싼 13만 원에 구매대행이 이뤄지거나, KT&G 회원가입을 하면 무료로 주는 ‘2만 7000원 릴 할인쿠폰’이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8000원에 판매되기도 한다. 

 

​KT&G로부터 위탁받아 ​릴을 제조하는 업체는 ‘이엠텍(em-tech)'이다. 베트남 제조공장에서 생산한다. 이엠텍 관계자는 “(제조 공장 증설과 관련한)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KT&G 관계자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신규 투자 예정이며, 생산 설비 및 재료품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예전 ‘허니버터칩’ 사례처럼 ​사실상 반짝하는 수요에 맞춰 무리하게 생산량을 늘리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정확히 얼마나 늘릴지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확실한 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담배 릴 할인 쿠폰이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중고나라 캡처

 

릴의 인기는 후발주자로서 기존 전자담배의 단점을 적절히 보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릴은 충전 디바이스와 히트스틱 일체형이다. 담배를 데우는 날이 잘 부러진다는 불만을 받아온 아이코스에 비해 잔 고장이 적고 연속 흡연이 가능하다. 무게가 101g인 글로에 비해 무게가 90g으로 가볍고 디자인이 세련됐다는 평이다. 할인을 받으면 가격도 가장 싸다. 소비자가격은 9만 5000원이지만 할인가는 6만 8000원이다. 

 

한편 KT&G는 서울지역 7700여 곳 편의점을 통해 릴을 판매해 왔다. 지난 14일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 설치된 ‘릴 스테이션’ 21개소에서 사전판매를 거쳐 21일부터 전국 3900여 곳에서 정식 출시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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