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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베트남 교환학생 유학 판타지'도 스타트업이 된다구요

현지 인기 웹드라마 제작 박경호 스튜디오링크 대표 "방영권 수출 계획"

2018.03.20(Tue) 16:13:39

[비즈한국] 한국 드라마를 보며 코리안 드림을 꿈꾸던 베트남 사람 ‘탄하’. 교환학생이 되어 처음 한국 땅을 밟는다. “늦었다. 얼른 가자.” 길을 헤매고 있을 때 낯선 남자가 다가와 옅게 웃으며 말을 건다. “다른 사람과 착각했다”며 황급히 자리를 뜨는 남자에게 탄하는 마음을 빼앗긴다. 그와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잦다. 

 

모바일 맞춤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스튜디오링크(StudioLinK)’가 만든 드라마 ‘쉘위링크’ 이야기다. 셀위링크는 베트남 교환학생이 한국에서 겪는 소소한 이야기를 그린다. 공략 대상은 베트남 10~20대 젊은 층. 한국인 정서엔 ‘간지러운’ 내용도 있지만 베트남에선 인기다. 평균 3분 50초 영상 6개가 84만 누적 조회 수를 기록했다. 23세, 대학 졸업을 앞둔 박경호 스튜디오링크 대표를 ‘비즈한국’이 만났다.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린 것이 다예요. 홍보는 따로 하지 않습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이 공유하고 친구를 태그 하는 것에 의존해요. 일단 부딪혀 보자 생각에 찍고 올렸습니다. 성과가 좋게 나서 저도 처음에 놀랐습니다.”

 

인터뷰 중인 박경호 ‘스튜디오링크(StudioLinK)’ 대표. 사진=이종현 기자

 

베트남은 한류가 휩쓸고 있는 곳이다. ‘태양의 후예’ ‘별에서 온 그대’ 등 굵직한 드라마가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베트남은 한류에 열광하는 14~24세 젊은 층이 1000만 명에 달한다. 휴대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인구는 약 4000만. 박경호 대표는 틈새를 파고들었다. 

 

“저희는 ‘영상 좀 찍는다는’ 학생이 모인 스타트업입니다. 퀄리티 높은 한국 드라마와 대결은 애초에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베트남은 통신비가 싸서 일반 사람들도 휴대전화를 두 개씩 들고 다니더라고요. 모바일 최적화 콘텐츠를 만들기로 한 겁니다.”

 

박 대표는 한국인과 연애 경험이 있는 베트남인 40여 명을 인터뷰했다. 베트남 젊은이가 공감할 미묘한 감정 선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베트남인에게 검수를 받아 줄거리를 뜯어고치기도 했다. 

 

김근중 감독(가운데), 이소은 음향감독과 박경호 대표가 찍은 영상을 확인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스튜디오링크 구성원은 총 10명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처음에 여자 주인공이 먼저 남자에게 다가가는 이야기였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남자가 먼저다가는 걸 선호한다는 걸 알았죠. 그래서 아예 인물 설정 자체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또 술을 ‘죽을 때까지 마시는’ 장면을 넣었다가 소소하게 마시는 거로 바꾼 적도 있어요. 문화가 다른 거죠.”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에 공감이 크다. ‘설렌다’, ‘나도 한국에서 같은 일이 있었다’, ‘주인공 같은 사람과 만나보고 싶다’는 반응이 달린다. 2년 차 교환학생 응웬황린 씨(22)​는 “내 친구들은 모두 한국 드라마를 본다”며 “셀위링크는 진짜 한국에서 겪는 일을 보여주니까 친구들이 더 재미있어한다”고 말했다. 

 

아직 모바일 드라마로 수익 구조를 만들진 못했다. 자금 충당은 3~5분짜리 기업 신제품 홍보 영상을 만들어서 한다. 단기 생존전략인 셈이다. 모바일 드라마 ‘쉘위링크’는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를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 콘텐츠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튜디오링크가 제작한 모바일 드라마 ‘쉘위링크’ 스틸컷. 사진=스튜디오링크 제공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겁니다. 광고보다는 넷플릭스 같은 현지 콘텐츠 중개 플랫폼(OTT)에 방영권을 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연예인을 섭외해 브랜딩을 해갈 생각도 있어요. 한국의 실질적인 문화를 콘텐츠에 담아 베트남을 비롯한 외국 분들이 한국을 잘 이해하게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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