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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추경' 통과 여부보다 시간에 '관심', 45일 넘길까 '촉각'

최근 10년간 추경 통과에 41.8일…지난해 추경 때의 45일보다 길어질 지 관심

2018.03.17(Sat) 11:03:48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종합대책 발표식에서 “특단의 청년 일자리 대책을 위해 청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히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일자리 추경 편성을 향한 문이 열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6·13 지방선거를 노린 선거용 추경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경제부처에서는 추경안 국회 통과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는 역대 정부 수립 이후 제출됐던 추경안이 단 한 차례도 국회에서 부결된 적이 없다는 전례 덕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대책 보고대회 겸 제5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1948년 정부 수립 후 지난해까지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총 89차례다. 이 가운데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사례는 전무하다. 과거 여대야소 상황에서는 여당이 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했기 때문에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국회 통과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민주화 이후 야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정부 추경안이 부결된 적은 없었다. 경제난 때문에 야당으로서는 추경안을 반대했다가 자칫 독박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정부의 올해 추경안도 일자리 악화 해소를 목표로 하고 있어 야당 입장에서 반대할 경우 지지율이 밀리는 상황에서 6·13 지방선거를 망칠 악재를 하나 더 안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년 일자리 추경 의사를 밝히면서 “마침 국채 발행 없이도 초과 세수에 인한 결산 잉여금을 활용하면 추경 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며 야당이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반대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작년 추경은 경제성장률의 상승에 큰 역할을 했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며 “국회에서도 청년 일자리 추경에 대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년 일자리 대책을 시행하기 위한 추경 규모가 4조 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자리 상황은 고용절벽 수준이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취업자수는 2608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만 4000명 증가해 8년 1개월 만에 최저 증가수를 기록했다.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큰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에서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 것이 영향을 줬다. 

 

추경 없이는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경제 부처에서는 일자리 상황이나 과거 전례로 볼 때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다만 경제부처가 고민하는 한 가지는 추경안 제출에서 국회 통과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최근 10년(2008년~2017년) 간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해는 2008년, 2009년, 2013년, 2015년, 2016년, 2017년 등 모두 6차례다. 

 

6차례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로부터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41.8일이다. 가장 짧게 걸린 해는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가뭄으로 11조 6000억 원이 편성된 때로 19일이 소요됐다. 반면 가장 오래 걸린 해는 2008년으로 4조 6000억 원 규모 추경안에 91일이 걸렸다. 광우병 파동과 촛불집회 등으로 18대 국회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추경안 처리가 늦어졌다.

 

지난해 11조 2000억 원 규모 일자리 추경안이 통과되는데 걸린 시간은 45일로 최근 10년 평균과 비슷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한 달 뒤인 6월 7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7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다만 올해 추경안의 문제점은 지난해 일자리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제출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보다 상당한 진통을 겪는 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경제 연구소 관계자는 “정부가 추경 카드를 꺼낼 때는 경제가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며 “올해 일자리 상황이 크게 나빠지고 있어 야당도 정부 추경안을 무작정 반대하다가는 6월 지방선거에서의 역풍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선거에서 표가 급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중앙당 분위기와 달리 정부 추경안에 찬성할 수밖에 없어 단일대오를 유지하기도 어렵다”며 “결국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겠지만 정부가 원하는 만큼 빨리 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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