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평창 패럴림픽 폐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패럴림픽까지 약 한 달 보름간 대회기간에 사용된 각종 용품, 가전 및 가구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패럴림픽 직후 대회 기간 중 선수촌과 미디어촌, 올림픽파크 등지에서 사용한 ‘리퍼브 제품’이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판매된다. 리퍼브 제품은 반품됐거나 전시, 흠집 등이 생겼을 경우 이를 손질해 정품보다 싸게 판매하는 상품들을 통칭한다. 이번 경우 올림픽 현장에서 짧게는 2~3주 길게는 두 달여 동안 사용된 것들이다.
대상 물품은 컴퓨터, 노트북, TV, 냉장고, 침대, 스포츠용품 등으로 최소 10만 점 이상 총 700억 원 상당으로 정상가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조직위는 관공서 등 공공기관의 매수신청을 받아 물품들을 공급할 방침이다. 판매는 지난해 11월부터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제품은 대회 종료 후 4월부터 배송된다.
아울러 공공기관에 판매하고 남는 물품에 대해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를 통해 공개 매각할 계획이다. 온비드는 압류된 땅, 차 등을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공공기관과 국민들에게 편리하게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자산 처분시스템을 뜻한다.
직장인 박인주 씨(여·40)는 “예전부터 온비드를 통해 생활 물품 경매에 참여해왔다”며 “이번 평창올림픽 물품의 경우 가격이 싼 이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제적 행사에 쓰였던 물품이다보니 품질이 좋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제경기대회에 사용했던 중고 물품을 공매로 처분하는 것은 이번 평창올림픽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대회 종료 후 그간 사용했던 물품들을 대회 운영위원회 측에 반납해 왔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조직위는 행사 물품 판매 수익을 올리는 한편 유류품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조직위는 패럴림픽이 끝난 뒤인 3월 18일 이후 일반 구매자들이 물품들을 살 수 있게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평창 물품들이 언제, 어떤 물품이 얼마만큼의 가격으로 일반 구매자에게 전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일반 구매자들이 ‘온비드’에서 평창 물품을 보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아직까진 대회 기간 중이라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정리 단계로 어떤 물품을 어디에 매각할지 등 현황 파악 중에 있다”며 “패럴림픽이 끝난 뒤에 (물품) 청산과 관련된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경매사이트를 통해 국민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비드뿐 아니라 국내 최대 리퍼브 전문 업체인 A 아울렛에서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 및 관계자가 사용한 물품들을 일반 구매자에 판매하고 있다. A 아울렛은 과거에도 인천 아시안게임이나 세계군인체육대회,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이벤트 때 짧은 기간 사용한 물건들을 가져다 판매해 왔다.
판매 물품은 동계올림픽 기간 중 선수촌 등지에 공급됐던 소파, 옷장, 침대, 책장 등으로 판매가는 정상가 대비 30~70% 저렴하다. A 아울렛 관계자는 “지금은 아직 패럴림픽이 끝나지 않아 오프라인 매장에 한해 물품을 판매 중”이라며 “현재 수량과 가격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패럴림픽이 끝나는 다음 주부터 매장 전시와 온라인 판매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선수촌에 있던 물품들로 이상화, 임성빈 등 국내 선수들은 물론 외국 선수들이 사용했던 제품들이다. 이 때문에 관련 물품 문의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원하는 선수의 물품을 직접 고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의 아울렛 관계자는 “유명 선수들이 직접 사용했던 물품들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문제는 누가 어떤 것을 사용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묵었던 아파트 또한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강릉 유천동 일대 선수촌, 미디어촌 아파트 4개 단지 3483세대는 패럴림픽이 끝난 뒤 도배와 바닥장판 등 추가시공 작업을 거쳐 ‘LH 아파트’로 변신,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다. 현재까지 임대가구와 공공분양가구 모두 청약을 마친 상태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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