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5일 새벽 2시 33시께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별빛관 기숙사 건물에서 대형 화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스프링클러나 소방 비상벨이 작동되지 않은 데다, 1층에서 생활하는 15명의 남학생 전원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연기 흡입에 따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서울종합예술학교 별빛관에서 생활하는 다수의 남학생들의 증언을 정리하면 당시 상황은 이랬다.
오전 3시 무렵, 생활관에서 잠들어 있던 A 학생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잠에서 깼다. 눈을 떠보니 생활관 바닥에는 하얀 연기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다. 복도를 나와 공용주방을 확인해봤더니 인덕션 위에 올려져 있던 스테인리스 냄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A 학생은 4개의 생활관(3인실 1개실, 4인실 3개실)에서 잠든 14명의 학생들을 깨웠다.
B 학생은 잠에서 깨자마자 공용주방으로 향했다. 자욱하게 깔린 연기에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는 않았으나, 불이 났다면 진화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다행히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고, B 학생은 인덕션 위의 냄비를 떨쳐냈다. 그리고 인덕션의 전원 버튼을 껐다.
C 학생은 연기를 과다 흡입해 복도에 쓰러져 있었고, 다른 다수의 학생들은 구토 증상을 호소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15명의 학생들은 밖으로 대피하기 위해 출입구와 비상구로 향했다. 하지만 출입구와 비상구가 모두 쇠사슬로 출입이 통제돼 있었다. 이에 한 학생은 야간 경비원을 불렀다.
그런데 야간 경비원은 학생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가만히 있어”라고 말한 후 사라졌다. 당황한 학생들은 119에 신고전화를 했고, B 학생은 어떻게든 밖으로 탈출해야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생활관에서 헬스기구를 들고 와 쇠사슬을 부셨다. 겨우 밖으로 탈출한 후 119 구급차와 소방차가 출동했고, 15명의 학생들은 구급차와 택시를 타고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일산화탄소 흡입으로 약물 처방을 받은 후에야 응급실을 나올 수 있었던 학생들은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위급상황이 발생했음에도 비상구를 통제한 점과 연기가 자욱하게 깔렸음에도 공용주방과 생활관에 스프링클러 및 소방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은 점, 그리고 학생들의 대피 요청에 야간 경비원이 사라졌던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오후 11시 이후에는 취사가 금지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인덕션을 사용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니 서로 양보하자”며 “병원 치료비는 전부 보상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대피 요청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피했던 야간 경비원은 “경보장치의 전원을 끄기 위해서 시설이 있는 지하 3층과 지상 2층에 다녀왔던 거”라고 해명했다.
D 학생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되레 뻔뻔하게 나온 학교 측에 너무 실망했다. 무서워서 더 이상은 기숙사에서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30분 동안 냄비가 타서 연기가 자욱하게 깔렸음에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건 정기적인 소방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학교의 대대적인 안전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학생의 학부모인 E 씨는 “자취방을 구하기 전까지는 아들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할 수밖에 없는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할까봐 몹시 겁이 난다”고 한숨을 토했다.
‘비즈한국’은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학생이 식빵을 구워먹다가 프라이팬이 탔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다”며 “자세한 내용을 파악한 후 연락을 하겠다”고 말했으나 추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한편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는 박해진, 이준기, 이상엽, 이기광(비스트), 나나(애프터스쿨), 페이(미쓰에이) 등의 유명 연예인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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