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9’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8’ 개막 하루 전인 지난 2월 25일(현지시각), MWC의 개최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언팩 행사에서다. 외신들은 신형 갤럭시S9에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S9은 초당 960프레임을 촬영하는 초고속 카메라를 비롯해 별도의 번역기를 쓰지 않고도 외국어를 바로 해석해주는 기능 등 인상적인 신기술을 다수 도입했다. 그러나 정작 언론들이 관심을 모은 것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작 ‘갤럭시S10(가칭)’이다. ‘갤럭시X’로 시리즈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차기작이 스마트폰의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MWC에 참석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도 갤럭시S 시리즈의 미래에 대해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지속 발전시키고 심볼화 노력을 좀 더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갤럭시10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고민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정리되면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은 프리미엄성이다. 최초의 스마트폰 애플 아이폰 시리즈는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와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서 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아이폰’이라는 등식을 성립했다. 이 때문에 100만 원이 넘는 고가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도 프리미엄폰이지만 보조금 등 판매지원책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가 브랜드로서의 인상은 아이폰에 비해 한결 떨어진다. 실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올해 1월 기준 31.81%에 달해 애플의 19.64%를 크게 웃돈다. 이에 비해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영업이익은 101억 8300만 달러(약 11조 원, 지난해 1분기 기준)로 전체 제조사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83.4%나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판매량에도 같은 기간 15억 7700만 달러를 버는 데 그쳤다. 전체 제조사 중 영업이익 비중은 12.9%.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 판매량에 걸맞은 영업이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기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S10에는 그간 쌓인 기술 노하우와 더불어 첨단 프로세서와 신기술이 대거 도입될 전망이다.
먼저 퀄컴의 7나노 공정 기반의 스마트폰 칩셋 스냅드래곤 855를 처음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갤럭시S9이 사용하는 스냅드래곤 845보다 크기는 작고 성능과 효율성은 더욱 향상된 칩셋이다. 이론적으로 다운로드 속도가 최고 2Gbps에 달한다. 초소형이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적고 단말기 제작에 효율성이 올라 추가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
특히 스냅드래곤 855는 미국과 중국의 5G 환경에 최적화됐다. 삼성전자가 열세인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5.77%(1월 기준)로 애플의 53.44%의 절반에 못 미친다. 중국에서는 화웨이(20.69%)·오포(14.17%) 등 중국 현지 업체들과 애플(19.27%) 등에 밀려 8위에 머물고 있다.
외형적으로 폴더블 방식의 채택 가능성이 높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는 지난 10년 전부터 도입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내구성이 약하고 물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상용화가 어려웠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갤럭시S6부터 화면의 양끝이 휘어진 엣지 모델을 도입하기 시작해 상당 수준의 기술 노하우를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이미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로서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첫 작품이 갤럭시S10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갤럭시S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로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빅스비 등 ‘갤럭시S8’부터 도입한 음성인식과 자동 번역, 슈퍼슬로모션 등 기술의 완성형 버전이 내년 제품에 대거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도 삼성전자의 반격에 발맞춰 아이폰의 구조를 근본적 바꾸는 제품 출시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 등 후발주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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