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와 신기해요! 또 보고 싶어요.” 현대 문인화 작가인 최형주 화백의 붓질이 끝나자 이진주 양(6)이 활짝 웃었다. 최형주 작가의 작품 시연을 바라보던 30여 명의 관람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할머니 손을 잡은 손녀, 애인 팔짱을 낀 연인, 아이를 품에 안은 부부 등 삼삼오오 나들이 나온 관람객들이 3일 ‘비즈한국’과 ‘일요신문’이 주최한 ‘2018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展(전)’을 찾았다.
이날 관람객들의 이목을 끈 건 단연 최형주 작가의 작품 시연 행사였다. 오후 2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한가운데에 길이 3m에 가까운 한지가 깔리고 사람 어깨 높이에 이르는 붓이 준비됐다. 관람객들이 원을 두르자 최 작가는 붓에 먹을 묻히고 망설임 없이 그림을 그려나갔다. 색을 쌓아 올려 그리는 서양화와 다르게 한 호흡에 끝을 맺는 동양화는 10분을 채 넘기지 않아 완성됐다.
작품 시연을 본 조다은 씨(여·36)는 “작가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호흡을 느낄 기회가 없는데 눈앞에서 봐서 인상적이었다”며 “딱딱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더욱 좋았다”고 전했다.
예정된 작품 시연은 한 번이었지만, 최형주 작가는 두 번 선보였다. 그는 작품 시연이 끝난 뒤, 전시회를 찾은 모든 관람객에게 A4 크기의 특수 용지에 수묵화를 그려주기도 했다. 최 작가는 “화가는 그림만 잘 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중과 호흡할 필요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전시회에 초청해준 비즈한국과 일요신문에 감사하다”며 “작품 시연을 보고 사람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 큰 힘을 얻는다. 신이 난다”고 밝혔다.
‘2018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전’은 한국 미술을 성실하게 지켜가는 작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즈한국’과 ‘일요신문’이 기획해 2017년 두 번의 전시회를 열었고 이번에 3회째를 맞았다.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끄는 12명의 작가가 초청돼 작품 38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역량이 뛰어난 작가를 발굴해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전준엽 ‘비즈한국’ 아트에디터의 도슨트(작품 설명) 진행이 있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 초청된 작가는 대학원생부터 50대 초반까지 연령이 다양하다. 나이보다는 실력과 독창성을 보고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힌 그는 전시회장을 돌며 30분간 관람객에게 작품 소개를 이어갔다.
남자친구와 함께 온 원지애 씨(여·24)는 “사실 미술 작품을 볼 줄 모르는데 설명을 쉽게 잘 해주셔서 보기가 편했다”며 “특히 추상화는 봐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그 역사나 개념을 알게 되니 다시 한번 보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친구들과 연극을 보러 왔다가 우연히 전시회를 둘러본 유영애 씨(여·54)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아주 신선했다”며 “전시회 의도도 좋다. 따로 보러 오기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방문해 작품 두 점을 산 노숙 씨는 “문인화를 좋아해서 최형주 작가 작품을 샀고,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의 작품이라기엔 너무 잘 그렸고 감동적이어서 박정 작가 그림도 샀다”며 “내가 작품을 구입한 게 용기를 줬으면 좋겠다. 응원해주고 싶다”고 작품 구매 이유를 밝혔다.
일반 대중도 쉽게 작품에 다가설 수 있게끔 마련한 ‘50만 원이면 당신도 컬렉터가 될 수 있습니다!’ 코너도 지난 두 번째 전시에 이어 다시 한번 관람객을 기다린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이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해 가격을 낮춰 작품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행된다. 4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전준엽 아트에디터의 도슨트 진행이 한 차례 더 있을 예정이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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