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가 차한성 전 대법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상고심 사건 변호인단 합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서울변회장은 변호사 개업을 심사하는데, 김 변호사는 회장 재직 중이던 2015년 차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에 대해 ‘반려할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여 이를 반대하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에 이듬해인 2016년 김 변호사는 전관예우를 뿌리 뽑기 위해 법관이나 검사로 일했던 사람이 퇴직 후에는 원칙적으로 변호사 개업을 못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김한규 변호사는 3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한성 전 대법관의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사건 변호인단 합류에 대해 “정말 난감하다”고 운을 뗀 뒤 “2015년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이 ‘대법관 전관예우 논란’과 겹치면서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었을 때, 차 전 대법관은 ‘공익활동에 전념’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다. 그러나 차 전 대법관의 약속은 이미 권선택 대전시장 재상고심 사건에 합류하면서 파기됐고 이재용 부회장 상고심 사건까지 맡아 약속 파기의 정점으로 치달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2년 전 차 전 대법관을 만나 ‘존경받는 법조 선배의 선례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재차 부탁드린다. 이제라도 사건에서 손을 떼는 것이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자 다른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을 향한 유의미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그래도 혹 사건을 계속 진행한다면 적어도 ‘대법관 출신이 사건 수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는 하지 말아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한성 전 대법관은 2014년 3월 퇴임 후 법무법인 태평양 산하 공익법인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3월부터 사건을 맡고 있다. 이번 이재용 부회장 사건이 임시 배정된 대법원 2부 대법관들은 물론 전원합의체 대법관들과도 경력이 겹쳐 전관예우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음은 김한규 전 서울변회장의 글 전문.
차한성 전 대법관께서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사건 변호인에 합류했습니다. 정말 난감합니다.
지난 2015년 차한성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이 ‘대법관 전관예우논란’과 겹치면서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었을 때, 차 전대법관은 ‘공익활동에 전념’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차 전대법관의 약속은 이미 권선택 대전시장 재상고심 사건에 합류하면서 파기되었고,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상고심 사건까지 맡은 것입니다. 약속파기의 정점으로 치달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차 전 대법관과 짧은 시간동안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차 전 대법관에게 존경받는 법조선배의 선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습니다.
차 전 대법관에게 재차 부탁을 드립니다. 이제라도 사건에서 손을 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것이야말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자, 이 또한 다른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을 향한 유의미한 선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법관 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이 한결같이 답변하는 것 중 하나가 “대법관임기를 마치면 변호사개업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혹여라도 사건을 계속 진행하신다면, 적어도 대법관 출신이 사건 수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는 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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