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이상득 전 국회의원의 아들인 이지형 씨가 MB 일가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은 다스 회장은 왜 조카 이지형 씨에게 대규모 부동산 자산을 넘겨준 것일까. ‘비즈한국’이 MB 일가의 수상한 부동산을 추적했다.
# 이명박·이상득의 진관동 땅, 조카 이지형에게 소유권 이전 시 고리 ‘김 씨’는 누구?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친인 고 이충우 씨가 1981년 사망한 이후 그가 소유했던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소재 부동산(진관동 181-24 대 538㎡, 진관동 182-25 전 205㎡)은 1982년 9월 다섯 자녀(이상은·이귀선·이상득·이명박·이말분)에게 상속됐다.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은 물려받은 땅 지분을 1993년 6월 김 아무개 씨(87)에게 매각했다.
5년 후인 1998년 8월, 김 씨는 진관동 181-24 지분을 이명박 전 대통령 조카인 이지형 씨에 매각했다. 이지형 씨는 2003년 6월 나머지 지분 소유자이자 친척 관계인 이상은·이귀선·이말분 씨의 지분마저 매입했다. 이로써 이지형 씨는 진관동 181-24 538㎡(약 163평) 땅의 소유자가 됐다. 이 땅은 2005년 10월 은평뉴타운이 개발되면서 SH공사에 협의, 수용됐다. 당시 이 씨가 받은 보상비는 1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1998년 8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은 김 씨에게 진관동 182-25 지분도 함께 매각했다. 김 씨와 이상은·이귀순·이말분 씨는 이 땅을 이지형 씨에게 매각하지 않았고, 2005년 10월 SH공사에 넘겨줬다. SH공사로 소유권이 이전된 이들 땅에는 현재 은평뉴타운 마고정 2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여기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으로부터 은평뉴타운 부지 지분을 매입했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 씨에게 지분을 매각한 김 씨는 항간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교회를 다닌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확인된 내용은 없다.
# 이상은 다스 회장, 아들 이동형 대신 조카 이지형에게 이천 땅 증여한 이유는?
김 씨의 손을 거쳐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은평뉴타운 부지의 지분을 매입한 이지형 씨는 큰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서도 부동산을 증여받았다. 이상은 회장이 16년 동안 매입한 48만여㎡ 규모의 경기도 이천 땅을 조카 이지형 씨에게 증여한 것이다.
이상은 회장은 1973년 2월부터 1989년 9월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주미리·송갈리에 있는 임야, 논, 밭, 목장용지 등 부동산 48만여㎡(14만 5000평)를 매입했다. 그리고 2004년 6월 7월, 이 회장은 자신의 조카인 이지형 씨와 그의 부인인 조재희 씨에게 증여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이지형 씨가 지분 70%, 조재희 씨가 지분 30%를 증여 받았다. 이상은 회장이 자신의 아들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에게 증여한 땅은 단 1㎡도 없었다.
이지형 씨가 큰아버지인 이상은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땅 중 1만 287㎡(3112평)의 목장부지와 임야는 2009년 3월과 2013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이천시에 협의수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천시가 도로 확장 공사를 하면서 이지형 씨가 소유하고 있던 땅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이다.
아울러 이상은 회장이 경기도 호법면 땅을 매입하던 시기에 이지형 씨의 부모인 이상득 전 의원과 부인 최신자 씨도 인근 부지를 대량 매입했다. 이상득 전 의원은 1972년 1월부터 1986년 4월까지 송갈리 소재의 임야와 목장부지 4만 6810㎡(1만 4100평), 최신자 씨는 1972년 4월부터 1973년 6월까지 주미리 소재의 전과 답 1만 6845㎡(5100평)를 사들였다.
결국 이상은 회장의 땅이 이지형 씨에게로 소유권이 넘어오면서 이상득 전 의원의 가족은 54만여㎡(16만 4500평) 규모의 부동산을 소유하게 됐다.
큰아버지인 이상은 회장이 조카 이지형 씨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점과 이상득 전 의원 일가가 경기도 이천 소재의 부동산을 대규모로 사들인 점을 두고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다.
당시 이상득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비서실장은 “땅을 처음 샀을 때 코오롱 이사였던 이상득 전 의원이 도로를 내고 용수를 끌어 쓰는 비용 등을 대줬다. 그래서 이상은 회장이 조카에게 증여한 것”이라며 “하이닉스 공장과 거리가 가깝다고 해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는 건 무리”라고 해명한 바 있다.
# 이상득 전 의원은 왜 이상은 회장의 제주도 땅 관리비를 대납했나
1993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이 처음 공개될 당시 이상득 전 의원이 큰형인 이상은 회장의 과수원 관리비를 대신 납부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그런데 ‘비즈한국’이 이상은 회장 소유의 과수원 부지 부동산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이번에는 조카 이지형 씨가 아닌 자신의 아들 이동형 다스 부사장에게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은 회장은 1977년 2월과 그해 12월 제주 서귀포시 상효동 소재의 과수원 부지 2필지 5978㎡(1800평)를 매입했다. 그리고 2010년 11월 자신의 아들 이동형 부사장에게 과수원 부지를 모두 증여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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