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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브랜드 스토리] 타이거 우즈가 선택한 퍼터, 스카티 카메론

레이 쿡 퇴사 후 '세계 최고 퍼터' 일념으로 제작해 '어린 타이거 우즈' 후원

2018.02.26(Mon) 17:02:53

[비즈한국] 196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서 태어난 ‘스카티 카메론’은 아버지의 친구가 소유한 머신숍에 취업해 퍼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퍼터 제작과 함께 골프업계에 첫 발을 들인 그는 1986년 미국 대표 수제 퍼터 브랜드 레이 쿡으로 직장을 옮겨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돈을 모았다. 그러다 레이 쿡 사장이 영업 커미션을 연봉제로 바꿔버리자 그는 직장을 그만뒀다.  

 

스카티 카메론은 퍼터를 홍보하기 위해 어린 타이거 우즈 등에게 후원했는데, 타이거 우즈가 스카티 카메론의 수제 퍼터로 골프황제로 등극하며 유명해졌다. 사진=스카티 카메론

 

레이 쿡에서 일한 경력으로 새 직장을 구할 수도 있었지만, 스카티 카메론은 ‘세계 최고의 퍼터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집 차고에서 당시 가장 유명했던 티피 밀스(티피밀스 퍼터 디자이너)와 카스텐 솔하임(핑골프 퍼터 디자이너)의 퍼터 디자인을 연구했다. 그리고 1991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퍼터를 만들기에 이른다. 

 

당시 스카티 카메론은 ‘프라이스 피티(Fry's Pity) 퍼터’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친한 친구이자 골프숍 사장인 존 프라이가 어렵게 사업을 하던 스카티 카메론에게 퍼터 700개를 주문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후 스카티 카메론이 만든 퍼터는 골프용품사인 맥스플라이와 클리블랜드에 납품하게 됐고, 미즈노와도 독점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대표 골프용품사인 레이 쿡을 그만둔 후 자신의 집 차고에서 퍼터를 제작한 스카티 카메론. 현재 그가 만든 스카티 카메론 퍼터는 ‘​세계 3대 수제퍼터’​로 통한다. 사진=스카티 카메론 홈페이지


사업이 잘 풀려가는 듯 했지만 1992년 말 미즈노가 스카티 카메론의 퍼터 헤드를 핑골프의 핑 앤서 스타일이라 홍보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급기야 미즈노가 먼저 납품 계약을 해지하면서 스카티 카메론을 첫 위기에 봉착한다. 하지만 스카티 카메론은 퍼터에 대한 자부심으로, 아내와 함께 골프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주문 제작 방식에서 자체 제작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카티 카메론은 수제 퍼터의 명장 반열에 올랐다. 여기에는 두 번의 행운이 따랐는데, 첫 번째 행운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의 만남이었고, 두 번째 행운이 아쿠쉬네트컴퍼니와 제휴를 맺으면서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당시 스카티 카메론은 퍼터를 홍보하기 위해 유망한 투어선수들에게 용품 후원을 해줬다. 이 가운데 어린 타이거 우즈가 있었는데, 타이거 우즈가 스카티 카메론의 수제 퍼터로 골프황제로 등극하면서 스카티 카메론이 유명해졌던 것이다. 타이거 우즈는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나이키골프를 용품사로 선택했는데, 스카티 카메론 퍼터와 타이틀리스트 볼만큼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타이거 우즈의 충성심에 스카티 카메론 퍼터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스카티 카메론이 직접 고안한 퍼터 디자인.  사진=스카티 카메론 홈페이지

 

이후 스카티 카메론 퍼터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투어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명성을 쌓아갔다. 특히 1994년 타이틀리스트를 소유하고 있는 아쿠쉬네트컴퍼니와 제휴를 맺고 대중성에 박차를 가했다. 다만 고유의 수제 퍼터는 이전과 다름없이 자신의 스튜디오에서만 제작하고, 이 가운데 몇몇 제품을 선택해 타이틀리스트가 대량 생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수제퍼터의 명성을 고수하면서, 대중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스카티 카메론은 훌륭한 제자들을 키워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높여 나갔다. 대표적인 인물이 테일러메이드의 키아 마 디자이너와 나이키골프의 데이비드 프랭클린 R&D 디자이너다. 키아 마는 스카티 카메론의 수제자로 일하다가 2009년 테일러메이드로 이적했으며, 테일러메이드에서 로사 시리즈 퍼터를 선보이며 테일러메이드의 퍼터 라인 성장 동력으로 활약했다. 지금은 테일러메에드와의 계약이 종료돼 독자 노선을 걷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스카티 카메론의 수제자인 데이비드 프랭클린은 나이키골프가 타이거 우즈를 위해 특별히 스카우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거 우즈가 스카티 카메론 퍼터만을 고집하자 그에 상응하는 퍼터를 만들기 위해 스카티 카메론의 수제자를 데려온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퍼터가 바로 나이키골프의 ‘메소드’​다. 결국 타이거 우즈는 스카티 카메론의 기술을 전수 받은 데이비드를 인정하고, 그가 제작한 메소드 퍼터를 선택했다. 

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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