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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압박에 GM 철수, 일자리 '위기'인데 일자리위원회 개점휴업?

지금껏 뚜렷한 대책 내놓지 못해…이용섭 부위원장마저 지방선거 출마 위해 사임

2018.02.24(Sat) 11:46:20

[비즈한국]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며 일자리 확대에 사활을 건 문재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외환(外患)과 일자리위원회 공백이라는 내우(內憂)에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에서 수여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며 ‘일자리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청와대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안보에서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 정책으로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도를 높이고 있으며, 경제 정책에서는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정, 철강 제품에 대한 53% 관세 부과안 검토 등을 내세워 한국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여기에 GM의 군산공장 철수 선언까지 겹친 상태다. 수출 중심 형태의 한국 경제 구조상 이러한 문제들은 일자리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일자리 악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심을 잡고 대책을 세워야 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위원들의 잇단 교체와 추문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실시했다. 또 한국 등 12개 국가의 철강 제품에 대해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검토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여기에 자동차 문제를 중심에 두고 한·미 FTA 개정까지 들고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시다발적인 경제 압박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의 일자리는 후폭풍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덕분에 늘어난 일자리는 447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압력으로 수출이 감소하면 지난해 수출로 일자리가 다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노린 산업들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산업들이라는 점에서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기장비나 가정용 전자제품 수출 효과로 늘어난 일자리는 34만 개, 철강 수출로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34만 4000개였다. 또 반도체 수출 증가로 늘어난 일자리는 35만 7000개였다. 자동차 수출이 만들어낸 새 일자리는 63만 8000개에 달했다.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한·미 FTA 개정협상이 본격화돼 해당 업종의 수출이 지난해만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당장 170만 개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도 미국의 통상압력이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단호한 대응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미국이 부과한 철강과 변압기 반덤핑관세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데 이어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 세이프 가드 문제도 WTO 제소를 준비 중이다. 한·미 FTA 개정협상에도 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일자리 위기 상황에 일자리 챙기기 최전선에서 서라며 만든 일자리위원회는 인사 문제에서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업무지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할 정도로 일자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16일 출범한 일자리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이용섭 전 의원이 최근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취임 7개월 만에 물러났다. 다른 위원들도 줄줄이 교체되면서 공백이 생겨나고 있다. 원장이 당연직 위원에 포함된 3개 정부연구기관 중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신임 원장을 공모 중이다. 또 한국직업능력개발연구원장은 지난해 12월 8일,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올 1월 16일에 각각 교체됐다.

 

위촉직 위원 중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22일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을 선임하려던 경총 회의가 무산되면서 혼란에 빠진 상태다. 특히 여권 인사가 박 회장을 떨어뜨리려 경총 회장 선임 무산 사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위촉직 위원인 염태영 수원시장은 6월 지방선거로 인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 게다가 지난 1월 초 일자리위원회 청년분과위원장에 선임됐던 손한민 씨(34)​는 과거 성희롱 사건이 드러나면서 자진사퇴하기까지 했다. 

 

일자리위원회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4차례(2017년 5월 16일, 8월 8일, 10월 18일, 12월 12일) 회의를 열었지만, 일자리 확대를 위한 눈에 띄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일자리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야 할 부위원장이 일자리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는데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며 7개월 만에 직을 그만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위원회가 출범 이후 지금까지 4차례(2017년 5월 16일, 8월 8일, 10월 18일, 12월 12일) 회의를 열었는데, 일자리 확대를 위한 눈에 띄는 대책을 내놓은 것이 없다”며 “지금처럼 운영되다가는 예산(52억 3100만 원·2018년 기준)만 축내는 ‘옥상옥’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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