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만 2000여 투자자로부터 1조 960억여 원을 사기와 불법 다단계로 모아 지난해 12월 징역 15년형을 확정받은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에 대한 파산절차가 진행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회수할 금액이 자칫 700억 원대에 그칠 수도 있어 피해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22부는 지난 8일 김성훈 대표에게 개인파산을 선고하고 파산관재인으로 임창기 법무법인 다온 변호사를 파산관재인으로 선정했다. 임창기 파산관재인은 김성훈 대표의 잔여 재산을 조사한 후 매각해 채권자들에게 피해금 비율에 따라 나눠주게 된다.
김성훈 대표에 대한 재판 과정과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등에 따르면 그의 은닉재산은 16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사용처가 불명한 1000억여 원, 해외송금 600억여 원 등이다. IDS홀딩스 통장엔 현재 700억여 원이 남아있어 이론상으로 투자자들은 2500억 원 가까운 규모를 김 대표 파산과정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은닉재산을 찾아 투자자들이 돌려받는 것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파산절차 과정에서 국내 사법사상 처음으로 ‘은닉재산 신고 보상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채무자의 은닉재산을 찾는데 기여한 자에게 발견 재산의 5~20%를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IDS홀딩스 피해자연합회 관계자는 “지금껏 수많은 파산절차에 없었던 은닉재산 신고 보상제가 김성훈 개인에게 적용되는 게 무슨 뜻이겠는가. 법원도 김 씨 재산 색출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피해자들은 더욱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김성훈 대표의 은닉재산으로 추정되는 금액 중 행방 묘연한 금액이 1000억여 원이다.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에서 2017년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김성훈 대표는 사용처 불명한 1000억여 원 행방을 밝히지 않았다. 2심과 3심 재판부도 이 부분을 규명하지 못했다.
은닉재산으로 추정되는 금액 중 김성훈 대표는 600억 원 규모를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실례로 홍콩 금융당국인 홍통 증권 및 선물 사무 감찰위원회는 지난해 6월 IDS홀딩스가 홍콩에 설립한 법인인 IDS포렉스(IDS Forex)에 지난해 4월까지 총 1억 6500만 홍콩달러(약 240억 원)를 송금한 사실을 확인해 발표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당시 홍콩 금융당국의 결정문을 보면 IDS포렉스는 인도네시아에 7800만 홍콩달러,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먼 제도에 2000만 달러 등 9800만 달러(140억 원)를 송금했다. 홍콩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재산처분 금지 결정으로 IDS포렉스 통장에 남은 금액은 6170만 홍콩달러(90억 원)에 불과하다.
IDS홀딩스가 홍콩에 IDS포렉스를 설립한 이유는 홍콩FX마진 거래에 투자하면 원금보장에 월 1~10%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모았기 때문이다. 김성훈 대표는 2015년 6월부터 IDS포렉스의 주주였고 같은 해 9월부터 단독주주였다.
IDS홀딩스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이민석 법률소비자연맹 사무총장(변호사)은 “사기와 방문판매법 위반이 쟁점인 형사재판임에 따라 1000억 원의 행방은 쟁점 외 대상이었다”며 “해외송금 문제는 국가별 사법당국의 긴밀한 공조에도 추적과 적발이 쉽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 김 대표는 사기 범죄자 중 유일하게 파산선고를 받았다. 이후 다른 사기 범죄자에게도 선례로 남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임창기 파산관재인 측은 “벽산건설 등 다수의 파산절차에서 파산관재인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김성훈 대표에 대한 재산 환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먼저 국내 재산부터 우선적으로 환수해 나갈 것이다. 해외 은닉재산은 적극적인 제보를 기다리겠다. 국내 사법체계와 해외 사법체계가 다른 점은 난관이다. 국내는 적극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지만 해외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IDS홀딩스 사건 채권자들은 오는 4월 6일까지 서울회생법원에 받을 돈의 액수와 내용을 신고하면 된다. 1차 채권자집회는 4월 2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다.
이민석 사무총장은 “채권자 중에는 순수 피해자만 아니라 김성훈 대표의 사기행각을 도운 지점장, 팀장, 모집책들도 포함돼 있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하다. 김 대표의 재산을 매각해 배당하는 과정도 장기화될 전망이다”라고 전망했다.
임창기 파산관재인 측 관계자는 “김성훈 대표의 국내 재산만 아니라 해외 은닉재산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자집회도 몇 차례 열리게 될지 모른다. 원만한 파산절차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1차 채권자집회에서 조사된 내용을 설명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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