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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원전 변압기 담합 효성·LS산전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비즈한국' 단독보도 직후 조사 착수…공익제보 6건 중 5건은 무혐의

2018.02.20(Tue) 17:10:28

[비즈한국] ‘비즈한국’이 그동안 단독으로 보도해온 ‘효성-LS산전 담합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과 LS산전이 담합해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원자력발전소설비 구매입찰에서 부당하게 낙찰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로 효성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비즈한국’은 입수한 자료와 내부 제보자 증언을 토대로 효성중공업·현대중공업·LS산전의 담합 의혹을 두 차례에 걸쳐 단독 보도했다(관련기사 [단독] 효성·현대중·LS, 원전 변압기 입찰담합 의혹, [단독] 원전 입찰 담합 혐의, 효성중 직원이 LS산전 소속인 척한 이유). 

 

보도 직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내사에 착수했고, 내부 제보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익 신고했다. 경찰 내사는 진행 중이며, 효성-한수원 유착 비리까지 포착했다. 당시 한수원 감사실에서도 인지했으나, 공정위 조사와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보류됐다.

 

효성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


공정위는 20일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고리 2호기 원자력발전소 비상전원 공급용 승압변압기 구매 입찰에서 효성과 LS산전의 담합행위를 적발,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을 주도한 효성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효성과 LS에 부과된 과징금은 효성 2900만 원, LS산전 1100만 원으로, 총 4000만 원이다.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효성과 LS산전은 한수원이 2013년 1월 입찰 공고한 고리 2호기 비상전원공급용 승압변압기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효성을 낙찰자로 정하고 합의한 내용대로 낙찰이 이뤄지도록 서로 도왔다. 

 

효성과 LS산전 실무자는 사전에 전화와 문자 등으로 입찰 가격과 일정 등을 합의했다. 효성은 한수원의 구매사업 입찰 과정에서 열린 기술평가회의에 자사 직원을 LS산전의 직원으로 위장해 LS산전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LS산전은 합의한 내용을 토대로 예정가보다 24.73% 높은 투찰금액을 제출해 효성이 낙찰받을 수 있게 했다. 효성은 이러한 담합으로 3억 6000만 원 규모의 승압변압기 사업을 수주했다.   


앞서 효성과 LS산전은 2013년 불거진 ‘원전비리 사건’ 당시에도 담합 사실이 드러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현재 국내 변압기 시장은 납품 업체가 적어 이들 중심으로 입찰이 이뤄지면서 담합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25기의 변압기는 효성중공업·현대중공업·LS산전 3사가 과점하고 있다. 고리·울진 지역 원자력 발전소들에는 대부분 효성중공업의 변압기가 납품됐고, 월성·영광 지역 발전소들에는 현대중공업 변압기가 납품되는 식이다. LS산전은 2000년대 후발주자로 들어왔다.   

 

공정위는 앞서의 내부 제보자가 공익 신고한 6건의 사건 가운데 1건에 대해서만 담합 사실을 밝히고 나머지는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5건의 사건은 객관적 사실로 볼 수 없고, 증거가 부족해 무혐의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관련자 진술과 자료 제출 요구 등 임의조사를 진행해 결론을 내렸다.​ 별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경찰과는 협조하지 않았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내사 과정에서 공익신고와 별도로 또 다른 증거들을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권은 지난 12일 효성과 현대중공업, 한수원,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간 유착비리 의혹에 대해 내부 감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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