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11년 9월 포스코대우(당시 대우인터내셔널)는 인도네시아 기업 ‘PT. BIO INTI AGRINDO(PT. BIA)’를 인수했다. PT. BIA의 주 사업은 팜유 생산이며, 팜유란 오일팜(기름야자)의 과육에서 생산되는 식물성 유지다.
# 국제사회에서 비난하는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
국내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포스코대우의 PT. BIA는 팜농장 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 파푸아섬 2만 7239ha(약 8200만 평)의 숲을 정리했다. 서울시 면적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국제 환경단체인 마이티어스는 “인공위성을 통해 2016년부터 파푸아 섬을 모니터링 해왔다”며 “(포스코대우는) 나무캥거루와 여러 종류의 새들뿐 아니라 여러 원주민 커뮤니티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다. 2015년 8월 노르웨이연기금은 환경 파괴를 이유로 포스코대우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영국 헬스앤뷰티(H&B) 유통업체 부츠가 포스코대우와의 거래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포스코대우는 2016년 12월부터 부츠에 화장품을 납품해왔다.
마이티어스는 거래 중단의 원인이 포스코대우의 환경파괴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부츠와의 계약서를 보면 매출과 관련한 부분이 있었고, 매출이 적어 계약이 중단된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우리와 마이티어스가 지난해 11월 부츠에 공문을 보냈다”며 “부츠는 약 한 달 후 환경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포스코대우와의 거래를 중단했다고 답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공문을 보낼 당시 부츠 온라인 매장에서 포스코대우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후 부츠로 부터 포스코대우와 거래를 중단하고 그들의 제품을 온라인 매장을 포함해 철수시켰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계약 중단의 이유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부츠가 포스코대우의 환경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 팜유 사업의 시장 전망
포스코대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PT. BIA는 2013년 8억 2800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14년 20억 4800만 원, 2015년 10억 2900만 원, 2016년 61억 2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이익은 농장을 개발하고 생산 및 판매를 해야 발생한다”며 “지난해 중반 처음으로 팜유 생산을 시작해 이제 판매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즉 PT. BIA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익 창출에 나선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대로 사업을 철수하면 투자금만 날리는 셈이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는 2014년 610억 달러(약 65조 원) 수준이었던 세계 팜유시장 규모가 2022년 880억 달러(약 94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네시아는 말레이시아와 더불어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으로 꼽히는 만큼 PT. BIA의 향후 실적은 기대해볼 만하다.
# 포스코대우, 팜유 사업 계속할까
포스코대우는 여러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이미지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보도자료에서 “포스코대우는 2011년부터 인도네시아 파푸아섬에서 팜유 법인 운영을 시작한 이후 지역 내 병원, 유치원, 초등학교, 종교시설 등을 설립해왔다”며 “2017년 8월에는 청년해외봉사단과 함께 교육지원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등 및 수년간 지역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다방면의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포스코대우에 ‘신규부지 개발 중단 모라토리엄’ 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모라토리엄 선언은 문제해결을 위한 시작이며 포스코대우는 세계시장에서 외면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결단을 내려야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평가자를 통해 탄소보유량이 높은 지역과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에 대한 환경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의 비판에 대해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우리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법규를 준수해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사업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며 “현재 국제환경컨설턴트의 자문을 받고 있으며 반영할 의견은 반영해서 개발을 진행하려 한다”고 전했다.
포스코대우는 팜유 사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결국 국제환경컨설턴트의 자문 결과가 포스코대우의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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