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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남자가이드] 샴페인, 인생을 반짝이게 만드는 마법

깊은 향과 특유의 산미, 부드러운 기포를 음미하면 일상이 아름다워진다

2018.02.14(Wed) 14:24:22

[비즈한국] 굳이 패셔니스타나 트렌드세터가 되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 보통 남자들. 하지만 아주 약간의 투자로 일상이 달라질 수 있다면? 은근히 센스 있다는 말이 듣고 싶은, 바로 당신을 위한 가이드.

 

샴페인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뭔가를 축하할 때 터트리는 술쯤으로 생각한다. 요즘에는 문화의 중심이 된 래퍼들이 가사에 종종 샴페인을 인용하고 있다. 힙합 가사 안에서도 자신들의 잘나가는 인생을 자축하는 의미로, 또는 여자들에게 잘 보이고 싶을 때 샴페인을 터트린다.

 

샴페인은 축포처럼 터트리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천천히 깊은 향과 산미(酸味), 부드러운 기포를 음미하면 일상을 축제처럼 만들어 준다. 사진=모엣 샹동


실제로 서울에서 샴페인이 가장 많이 팔리는 장소는 레스토랑이나 바(bar), 라운지가 아닌 강남의 대형 클럽일 가능성도 꽤 높다. 클럽에서는 반짝이는 돔페리뇽과 황금빛 아르망디가 부의 상징으로 통하고, 무려 ‘샴페인 걸’​들이 불꽃놀이를 하며 돈 많이 썼다고 퍼레이드까지 해준다.

 

물론 그게 좋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가는 보통 남자라면, 아주 특별한 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샴페인을 제대로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흥겨운 기분을 내며 축포처럼 터트리기 위해서만 샴페인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아주 천천히 깊은 향과 특유의 산미(酸味), 그리고 부드러운 기포를 음미하면 인생이 아름다워진다. 축제가 샴페인을 부르는 게 아니라 샴페인이 우리의 일상을 반짝반짝 빛나는 축제처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샴페인은 어떤 술일까. 복잡하게 설명하면 한도 끝도 없다. 꼭 알아야 할 상식 수준에서 설명하자면,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방에서 생산 된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이제는 샴페인이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샹파뉴 지방이 아닌 곳에서 생산 된 것이라면 그냥 ‘스파클링 와인’이라 부르는 게 맞다. 괜찮은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를 살펴보면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을 구분해 놓았을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도 어느 지방에서 생산했는지가 중요하다. 물론 샹파뉴에서 생산하지 않았어도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스파클링 와인도 있다.

 

흔히 샴페인을 달달한 디저트 와인이라 생각 할 수 있지만, 실상은 꽤 다르다. 샴페인의 당도는 달지 않은 순서대로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브뤼(Brut),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 섹(Sec), 데미 섹(Demi-Sec), 두스(Doux)로 분류 된다. 가장 보편적인 브뤼(Brut)에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샴페인이 지닌 다양한 향과 적절한 산미, 청량한 기포로 맛을 판단한다.

 

샴페인이 고유명사처럼 쓰이고 있지만,​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 된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른다. ​사진=모엣 샹동


청포도인 샤르도네 품종만을 이용해 만든 샴페인을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이라 부르고, 적포도인 피노누아로 만든 샴페인을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라 하는데 여기까지 들어가면 머리가 아픈 보통 남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장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는 상식, 호텔 라운지나 레스토랑에서 주문했을 때 소위 ‘있어 보이는’ 샴페인 브랜드 지식부터 출발하는 게 낫다. 폼 때문이든, 색다른 걸 마셔보고 싶어서든 일단 새로운 샴페인을 마시다보면 본인의 취향을 알게 되고, 그래야 공부 할 마음도 생기는 법이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샴페인은 모엣 샹동, 뵈브 클리코, 그리고 돔 페리뇽이다. ‘샴페인 3대장’​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세 브랜드는 흠 잡을 구석 없이 탁월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모엣 샹동과 뵈브 클리코가 비슷한 가격대이고, 돔 페리뇽은 비싼 샴페인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다. 사실 모엣 샹동과 돔 페리뇽은 같은 회사에서 생산하는 샴페인이다. 모엣 샹동에서 생산되는 최상급 퀄리티의 샴페인 브랜드가 돔 페리뇽이다, 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

 

샴페인 3대장 가운데 가장 비싼 샴페인의 대명사로 알려진 돔페리뇽. 사진=돔페리뇽

 

사실 돔 페리뇽은 강남 클럽에서 여기저기 뿌리며 마시기엔 너무 아까운, 좋은 샴페인이다. 클럽에서 돔 페리뇽을 자주 접해봤다면 꼭 좋은 레스토랑에서 천천히 음미해보기를 바란다. 분명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만약 모엣 샹동과 뵈브 클리코가 너무 흔한 느낌이라면 볼랭저(Bollinger)를 추천한다. 볼랭저의 엔트리 샴페인이라 할 수 있는 스페셜 뀌베(Special Cuvee)의 가격대는 모엣 샹동이나 뵈브 클리코의 엔트리 샴페인보다 조금 더 비싼 편이다. 

 

그렇지만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 특별한 데이트에서 볼랭저를 주문하면 뭔가 남다른 남자,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남자라는 느낌을 주고도 남는다. 볼랭저는 영화 ‘007’​ 시리즈에 자주 등장하는 샴페인으로 유명하고, 또 영국 왕실의 공식 인증을 받은 샴페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브랜드의 최상급 샴페인 볼랭저 R.D(Bollinger R.D)는 콧대 높은 영국 왕실이 왜 볼랭저를 선택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볼렝저를 주문하면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남자라는 느낌을 주고도 남는다. 영화 ‘007’​ 시리즈에 자주 등장하는 샴페인으로 유명하다. 사진=신동와인


그렇다면 돔 페리뇽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샴페인은 뭐가 있을까. 여러 선택지가 존재하지만, 크룩(Krug)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힙스터들 사이에서는 크룩의 인기가 돔 페리뇽을 제친 지 오래다. 

 

크룩의 엔트리 샴페인 그랑 뀌베(Grande Cuvee)는 논 빈티지 샴페인이다. 특정 생산년도가 없는 논 빈티지 샴페인은 빈티지 샴페인보다 가격이 낮은 게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룩의 그랑 뀌베는 빈티지가 있는 돔 페리뇽보다 조금 비싸다. 시작부터 체급이 다르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물론 돔 페리뇽은 작황이 좋은 빈티지의 샴페인만 출시하기에 숙성 절정기의 ‘P2’나 ‘올드 빈티지’에서 엄청난 매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 당장 구입해서 마시기에는 크룩이 더 안정적이고 다양한 풍미를 선사 할 확률이 높다.

 

크룩은 최근 힙스터들 사이에서 돔페리뇽을 제친지 오래다. 사진=크룩(Krug)


감히 ‘샴페인의 왕’​이라 칭하고 싶은 자크 셀로스(Jacques Selosse)의 엔트리인 이니셜(Initial)도 논 빈티지다. 자크 셀로스의 경우 엔트리가 아닌 V.O와 섭스탕스(Substance)도 논 빈티지 샴페인이지만, 여느 브랜드의 빈티지 샴페인을 찍어 누를 정도로 완벽한 밸런스와 입체적인 풍미를 자랑한다.

 

돔 페리뇽의 최신 빈티지보다 조금 비싼 가격대에서 색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샴페인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크룩 그랑 뀌베와 자크 셀로스 이니셜이 정답이다.

 

자크 셀로스 이니셜. 사진=자크 셀로스


마지막으로 러시아 황제를 위해 만들어진 샴페인, 루이 로드레의 크리스탈(Louis Roederer, Cristal)을 소개하고 싶다. 크리스탈의 병은 다른 샴페인과 달리 투명하다. 황제에게 진상하는 샴페인이기에 불순물이 들었는지 확인 할 수 있게끔 투명한 병을 사용한 것이다. 

 

클럽에서 밤을 새도 쌩쌩한 나이에는 황금색으로 번쩍거리는 아르망디가 인생의 목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나이를 먹으면 아르망디의 과한 황금색이 부담스러워지고, 클럽 대신 조용한 레스토랑에서 천천히 잔을 비우는 게 더 좋아질 것이다. 그때 선택할 수 있는 샴페인이 바로 루이 로드레의 크리스탈이다.

 

루이로드레 크리스탈. 사진=루이로드레


매일 입던 옷만 입고, 먹던 음식만 먹고, 마시던 술만 먹으면 인생이 재미있을 수 없다. 가끔은 새로운 시도를 하며 자신도 몰랐던 취향을 찾아 나가는 게 인생을 즐겁게 사는 비결이다. 

 

밸런타인데이(2월 14일)를 맞아 여자친구를 위해, 혹은 명절이 끝나고 지친 와이프를 위해 색다른 샴페인을 준비하는 센스 있는 보통 남자가 되기를 바란다.

장예찬 작가·시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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