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연 가운데, 올림픽 숙박 부문 공식 서포터인 ‘에어비앤비(Airbnb)’가 자사에 등록된 숙박업소가 공중위생관리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숙박업 화재 예방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상현 에어비앤비코리아 대표는 지난 6일 올림픽 공식 서포터 홍보하는 기자회견에서 “호스트에게 숙박업(공중위생관리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화재 예방 관련 조항을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따로 점검하거나 강제하는 절차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수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호스트가 소방 관련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알 길은 없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를 표방하며 호스트(주인)와 게스트(손님)를 이어주는 플랫폼 사업자다. 에어비앤비에 호스트 신청을 하고 빈집을 등록하면 숙박업소로 운영이 가능하다. 일반주택이 숙박업 등록 없이 숙박업소로 거듭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호스트의 숙박업 등록 여부를 따로 확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숙박업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전기안전, 가스검사필증을 받은 뒤 현장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소화기, 스프링쿨러, 피난구 유도등, 완강기 등을 갖춰야 한다. 대다수가 일반주택으로 이뤄진 에어비앤비 숙소는 소방 관련 규정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소방청 예방기획과 관계자는 “숙박시설은 기본적으로 설치돼야 하는 것들이 있다.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은 곳은 준비가 돼 있지 않을 수도 있다”며 “없으면 당연히 안 된다. 불이 났을 때 초기 진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에어비앤비에 등록한다는 것 자체가 에어비앤비에 속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에어비앤비가 화재 예방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숙박업소는 잠을 자는 곳이기 때문에 불이 났을 때 특별히 위험한 곳이다. 공중위생관리법에서 규정하는 숙박업의 화재 예방 사항은 아주 최소한인데 그마저도 지키지 않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올림픽 기간을 맞아 강원도 지역에 에어비앤비를 등록된 숙소는 4000개, 예상 이용 고객은 9000명에 달한다. 결국 올림픽 기간 에어비앤비를 통해 강원도에 있는 숙소를 이용하는 내·외국인 관람객은 화재 예방 사각지대에 놓이는 꼴이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에어비앤비와 협약을 맺은 것은 11월로, 당시 경기장과 지역에 있는 숙박업소 간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에어비앤비가 국내법을 준수하겠다고 계약에 명시했기 때문에, 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에어비앤비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책임감 있는 호스트 되기 정책’을 통해 따뜻한 호스팅을 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방문객들이 제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에어비앤비 호스트 커뮤니티와 긴밀히 일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제천 스포츠센터·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68명이 목숨을 잃는 등 대형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는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 통로가 막혀 있었고, 밀양 세종병원 화재 때는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커지면서 ‘소방법 준수’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화재안전에 대한 근본적 개혁방안을 마련하라”며 화재안전대책특별태스크포스(단장 장하성 정책실장)를 발족하고 수시로 진행사항을 점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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