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몇 년 사이 골프용품시장은 빅 브랜드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독보적 기술과 디자인으로 골퍼의 이목을 끌어온 수많은 브랜드들은 경쟁 과정에서 탄생과 소멸을 거듭했다. 빛을 보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브랜드가 수두룩하고, 그나마 경쟁에서 살아남은 군소 브랜드들은 명맥 유지에 힘써야할 상황이다.
빅 브랜드의 주도 아래 골프용품 시장은 단순해졌고,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골퍼들이 원하는 색다름에 대한 갈증은 해갈이 쉽지 않았다. 이때 혜성처럼 등장한 브랜드가 있다. 등장과 함께 골프용품 시장을 소란스럽게 만든 파슨스 익스트림 골프(PXG)가 그 주인공이다.
# 억만장자 봅 파슨스가 만든 클럽, PXG
억만장자이자 고대디(GoDaddy)닷컴의 창업자인 봅 파슨스는 골프광이다. 그는 시중에 판매된 골프클럽에 만족하지 못했다. 좀 더 뛰어난 클럽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급기야 2014년 9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파슨스 익스트림 골프(PXG)를 설립했다.
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친분이 있던 핑골프 출신의 수석 클럽 디자이너를 영입하는 것이었다. 봅은 개발자들을 영입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고, 그들에게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많은 골퍼들이 꿈에 그리는 장비를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개발자들은 비용과 시간 제한 없이 여러 합금 재질의 연구를 시도하며 기존 클럽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클럽을 만드는데 주력했고, 2년 만에 꿈에 그리던 클럽을 개발해냈다.
천문학적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파슨스 익스트림 골프는 80개가 넘는 클럽 설계 관련 특허를 냈고, 대중 앞에 아이언세트를 처음 선보였다. PXG 아이언은 샷거리로 고민 중인 골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기존 아이언에 비해 넓어진 스위트스폿으로 샷거리가 늘어난 까닭이다.
칼날처럼 샤프한 디자인은 젊은 골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슨스 익스트림 골프가 선보인 클럽 풀세트는 클럽에 대한 골퍼들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꿨고, 골프용품시장은 소란스러워졌다.
파슨스 익스트림 골프에 대한 관심은 삽시간에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됐다. PXG 클럽에 대한 가능성을 알아본 전 세계 사업가들이 파슨스 익스트림 골프와 손잡기 위해 미국으로 몰렸는데, 여기에는 우리나라 기업도 포함돼 있었다. 세계적인 피팅 회사인 쿨클럽스의 한국지사인 쿨클럽스코리아다. 쿨클럽스코리아는 2016년 4월부터 PXG 클럽을 판매하고 있다.
# 세계적인 선수들이 선택한 클럽
봅 파슨스는 PXG 클럽 론칭과 함께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잭 존슨, 제임스 한, 팻 페레즈, 찰스 하웰 3세, 찰 슈어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리디아 고, 크리스티 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브리타니 랭, 제리나 필러 등이 파슨스 익스트림 골프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무대가 돈에 의해 좌우된다고는 하나, 선수들은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골프용품을 들고 투어에 나서지 않는다. 리디아 고는 PXG 클럽에 대해 “오랜 시간 골프를 하면서 내게 최적화된 클럽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PXG 클럽은 다른 어떤 것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고, 우수한 부분이 많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국내 골퍼들 사이에서도 PXG 클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피팅 회사(쿨클럽스코리아)가 피팅 기반 클럽(PXG 클럽)을 판매한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게 골프전문가들은 의견이다.
한편 PXG 클럽에는 카테고리별로 다른 숫자가 새겨져 있다. 숫자는 미국 해병대 보직(임무)병을 뜻하는 숫자에서 따왔다. 0811(드라이버)은 야전포병, 0341(페어웨이우드)은 박격포병, 0317(하이브리드)은 전초 저격수, 0311(아이언과 웨지)은 소총수를 의미한다.
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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