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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베이직?' 현대차 2018 슈퍼볼 광고, 뭐가 달라졌나

'창의력 경진대회' 같던 화려함 빼고 메시지 전달에 집중…기아차도 스팅어·니로 선보여

2018.02.06(Tue) 18:16:31

[비즈한국]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열린 미국 슈퍼볼 경기 중계방송에 들어가는 중간광고에서 비교적 무난한 광고를 선보이며 예년과 다른 행보를 이어갔다. 슈퍼볼은 미국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의 우승팀이 단판 승부를 벌이는 내셔널 풋볼 리그(NFL)의 결승전이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중계방송 시청자 수는 1억 명이 넘고, 광고단가는 30초 기준 500만 달러(약 55억 원)가 넘는다.

 

2018 슈퍼볼 현대차 광고는 경기장 입장을 위한 검색대 장면으로 시작한다. 자막으로 ‘이번 슈퍼볼에서 현대차는 금속탐지기(metal detectors)를 현대 희망탐지기(hyundai hope detectors)로 바꿉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검색대에서 지적된 가족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별도의 방으로 안내된다. 이들이 별도로 안내된 이유는 현대자동차 열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꼬마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중년 여성은 “추가 검색(More security)”이라고 말한다. 

 

현대자동차의 2018 슈퍼볼 광고는 현란한 기법보다는 묵직한 메시지 전달에 집중했다. 사진=현대자동차 USA 유튜브 캡처


도착한 방의 대형 스크린이 켜지면서 소아암을 겪은 환자들의 영상편지가 나온다. 결론은 현대차가 암치료 연구에 기부한 결과 자신들이 암을 이겨낼 수 있었고, 현대차를 구매한 당신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내용이다. 짧은 영상편지가 끝나자 영상에 등장한 환자들이 스크린 옆 문을 열고 나와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포옹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올해 현대차의 슈퍼볼 광고는 형식적으로는 평이했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의 가치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그간 현대차는 슈퍼볼 광고시간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톡톡 튀는 광고를 내보냈는데,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16년 현대차의 슈퍼볼 광고는 제네시스 G80에 장착된 위치추적 기술을 이용해 남자친구와 데이트하는 딸을 쫓아다니는 아빠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이 광고는 미국 ‘USA투데이’가 선정한 ‘슈퍼볼 광고 선호도 인터넷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또한 신형 아반떼의 자동긴급정지(AEB) 기능과 원격 시동 및 도어 잠금 해제 기능(Blue Link 2.0)을 표현한 광고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2016년 광고에서 보여준 기술은 최고급 옵션에서만 선택 가능한 것으로 기본 사양은 아니었다. 제네시스 G80에서 보여준 위치추적 기능은 1마일(1.6km) 이내에 있어야 가능해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다. 당시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별도로 론칭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으로, 현대차와는 다른 제네시스만의 고급스러움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 

 

2017년 현대차 슈퍼볼 광고는 신기술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폴란드 주둔 미군기지의 미군 3명이 슈퍼볼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에 있는 가족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광고로 만들어 경기 도중 내보낸 것이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이 마치 바로 옆에서 얘기하는 듯한 현장감이 포인트였다. 한두 시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거의 생중계 수준으로 1분 30초짜리 광고를 방영했다. 

 

광고 자체로서는 기발한 아이디어였지만, ‘현대차’라는 기업이미지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VR 제품을 판매하는 삼성전자, 애플, 페이스북 등 ICT기업의 광고처럼 느껴졌다. 현대차의 작품이라기보다는 현대차 계열의 광고회사 이노션의 ‘창의력 경진대회’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면에서 올해 현대차의 슈퍼볼 광고는 기법상으로 특이할 게 없었지만, 내용면에서는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어필하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이미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충분히 알렸기에 더 이상 ‘현대차’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볼 수 있다. 유튜브 등에선 ‘웃기는 슈퍼볼 광고 10’이 올라 있는데, 공통적으로 세탁세제 ‘타이드(Tide)’ 광고가 꼽힌다. 

 

세탁세제 타이드(Tide) 광고에 등장한 제네시스 G80. 사진=타이드 유튜브 캡처


타이드 광고는 기존에 나온 슈퍼볼 광고를 패러디한다. 첫 장면에서 현대차 제네시스 G80을 운전하며 “보통의 슈퍼볼 광고는 이렇다. 그러나 이건 타이드 광고다”라고 말한다. 이후 맥주, 음료, 생활용품 등 다양한 광고를 패러디하며 “이건 타이드 광고”라고 말한다. 이유는 모든 광고의 출연자들은 깨끗하게 세탁된 옷을 입고 나오기 때문이다. 어쨌든 ‘전형적인 슈퍼볼 광고’ 중 자동차 장면에서 현대차가 등장한 것은 지금까지 현대차가 광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 코나의 2018 슈퍼볼 광고. 사진=현대자동차 USA 유튜브 캡처


현대차 기업이미지 광고와 별도로 소형 SUV 코나 광고도 방영됐다. 코나 광고는 유치부 축구경기장에 코나를 몰고 나타난 심판이 모든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남발해 경기를 빨리 끝내고 부모들이 슈퍼볼 경기를 보러 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기아자동차 스팅어의 2018 슈퍼볼 광고. 사진=기아자동차 USA 유튜브 캡처


한편 기아자동차는 스팅어와 니로 광고를 내보냈다. ‘젊음(youth)’를 모티브로 한 스팅어 광고에서 나이 든 레이서가 스팅어를 타고 후진기어로 트랙을 한 바퀴 돌자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 니로 광고에서는 혹한의 날씨 속에 운전자가 니로에 탑승하자 온열시트로 따뜻함을, 몰래 탄 펭귄에게는 냉풍 시트로 시원함을 준다. 니로의 시트에 온열 및 냉풍 기능이 장착됐음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기아자동차 니로의 2018 슈퍼볼 광고. 사진=기아자동차 USA 유튜브 캡처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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