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 번이라도 비행기를 타본 사람이라면 ‘퍼스트클래스’에 앉아 가는 상상을 한다. 좁은 이코노미클래스에 앉아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본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일류 레스토랑 못지않은 식사와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워갈 수 있는 잠자리가 제공된다. 사실 단지 누워서 가는 것만이라면 비즈니스클래스 만으로도 충분하다. 퍼스트클래스는 성공의 상징과도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비용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출발 한 달 전 예매, 대한항공 기준 인천발 로스앤젤레스행 왕복 일반석(이코노미클래스) 항공료는 88만~190만 원이다.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클래스)은 400만~730만 원으로 이코노미와 약 4배 차이가 난다. 일등석 즉, 퍼스트클래스는 1080만 원이다. 비행기를 한번 타는 것만으로 경차 한 대를 살 돈이 들어가는 셈이다. 고작 12시간 동안 편하게 가기 위해 1000만 원을 더 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들을 중심으로 퍼스트클래스를 비즈니스클래스보다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 사이트를 통해 마일리지를 구매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는 가족 관계가 아니어도 마일리지 이전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을 활용한 개인 간 마일리지 거래가 활발하게 벌어진다. 마치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처럼 마일리지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도 존재한다.
미국 내 대표적인 항공 마일리지 거래소인 T 사이트에서 현재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1마일리지당 최저 1.9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단, 69.99달러(7만 6000원)을 내는 골드 멤버십에 가입하고 한번에 40만 마일리지 이상 구매해야 하는 것이 조건이다. 9만 9000마일리지 이하의 경우에는 마일 당 요금이 2.3센트로 올라간다. 1.8센트에도 구매가 가능하지만 전신 송금(Wire Transfer)을 쓰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하다.
1.9센트를 기준으로 대한항공 미주 왕복 항공권을 계산하면 비수기 기준 각각 일반석의 경우 1330달러(144만 원), 프레스티지석 2375달러(258만 원), 일등석 3040달러(331만 원)가 든다. 일반석은 저렴하게 표가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일 확률이 높다. 프레스티지석은 100만 원 가량 저렴하지만, 퍼스트클래스와는 가성비 면에서 차이가 크다. 퍼스트클래스는 정가 대비 무려 750만 원이나 저렴하다.
무엇보다 일등석은 평소 탑승자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마일리지 항공권이라고 해도 대부분 날짜에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유리하다. 프레스티지석의 마일리지 공제가 12만 5000점인데 반해 일등석은 16만 점으로 차이가 크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외 출장 시 종종 마일리지 거래소를 이용한다는 A 씨는 “마일리지를 한꺼번에 많이 사야 할인이 된다는 점에서 다소 부담이지만 미주 노선 왕복이 많은 경우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한 번에 구입해서 세 번 정도 대한항공 일등석을 타는 데 사용한다”고 말했다.
항공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직계 가족끼리만 항공 마일리지를 주고받거나 대신 예약해 줄 수 있다”며 “한 사람이 대량으로 싸게 사서 가족 여행이나 신혼여행 갈 때 활용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은행이나 카드사 등과 제휴를 통해 마일리지 적립이 이뤄지는데 이러한 점을 활용하는 것 같다”며 “관련 부서에서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적법성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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