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디야가 연내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하는 한편 투썸플레이스는 2월 1일 CJ푸드빌로부터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한다. 반면 올 초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카페베네를 비롯해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몇 년 안에 경쟁력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들만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몇 년간 이디야의 실적은 꾸준히 상승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디야의 매출은 2014년 1162억 원, 2015년 1352억 원, 2016년 1535억 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디야 매장 수는 1250개, 1584개, 1874개로 늘었고 현재는 약 2200개 매장을 보유해 매장 수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중 압도적인 1위다.
이디야가 상장하면 커피 프랜차이즈 중 1호가 된다. 이디야 관계자는 “그간 이디야에 자체 로스팅 공장이 없었지만 상장을 통해 자체 공장을 증설하고 물류 시스템도 한 곳에 결집시켜 업무를 효율화할 것”이라며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주관사 계약을 맺었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이디야 못지않게 활발하다. 지난해 말 CJ푸드빌은 오는 2월 1일자로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하겠다고 밝혔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대부분 커피 프랜차이즈는 독립법인으로 운영하지만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 소속이어서 투자자들이 효율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며 “투썸플레이스가 CJ푸드빌 내에서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브랜드이기에 분할하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투썸플레이스는 프리IPO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IPO란 몇 년 내에 상장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투자받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계 사모펀드가 투썸플레이스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CJ푸드빌 관계자는 “확정 전까지는 회사 내부에서도 프리IPO 진행 상황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분할하고 나서 구체화된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썸플레이스 매장 수는 2014년 579개, 2015년 682개, 2016년 798개로 늘었다.
모든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상황이 좋은 건 아니다. 지난 12일 카페베네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카페베네는 2013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으며 매장 수도 2014년 912개에서 2015년 841개, 2016년 697개로 줄었다. 탐앤탐스와 엔제리너스도 매장이 감소 추세에 있다. 탐앤탐스 매장은 2015년 412개에서 2016년 393개, 엔제리너스는 891개에서 843개로 줄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한계가 있기에 경쟁력 있는 곳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곳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며 “개인 카페와도 경쟁해야 하기에 프랜차이즈들은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가장 강한 카페로 스타벅스를 언급한다. 스타벅스 매장 수는 1000곳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이디야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2016년 매출은 1조 28억 원으로 압도적 1위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브랜드 파워를 결정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앞서의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 및 심리를 파악하지 못하면 브랜드 경쟁력이 악화한다”며 “예를 들어 한때 저가형 커피가 유행했다가, 한때는 프리미엄커피가 유행했고, 공유테이블이 유행하다가 지금은 개별좌석을 강조하는 등 소비자의 니즈를 끝없이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는 품질관리에 소홀해 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브랜드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가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이디야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꾸준히 고민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경상연구개발비로 2014년 1억 4469만 원을 지출했고 2015년 2억 117만 원, 2016년 2억 2507만 원으로 비용을 늘렸다. 같은 기간 이디야 역시 5억 8160만 원, 8억 6047만 원, 13억 7914만 원으로 비용을 대폭 늘렸다. 반면 카페베네는 2억 4159만 원, 1억 3236만 원, 5742만 원으로 매년 경상연구개발비를 줄여왔다.
자연스레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IPO 흥행 여부에 주목한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체가 주식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7년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상장한 태창파로스는 경영악화로 2015년 상장폐지됐다. MP그룹(미스터피자)은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 사태가 터져 지난해 7월부터 거래정지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종이 상장한 사례가 많지 않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향후 회사가 얼마나 꾸준한 실적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매장이 줄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들 역시 악화된 브랜드 파워를 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질 좋은 상품을 개발해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브랜드 강화에 자본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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