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청와대에서 제작하지 않은 ‘이니굿즈’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유료로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 또는 청와대 허락 없이 유료화된 이니굿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캐리커처, 사진, 서명 등이 새겨져 있다.
문 대통령의 캐리커처가 새겨진 이니굿즈를 판매하는 네이버스토어샵 ‘이니굿즈샵’에서는 ‘문 블렌딩(Moon Blending) 이니머그컵’, ‘슈퍼문 문게바라 맨투맨’, ‘이니&쑤기 야구장 데이트 메모 냉장고 자석 세트’ 등이 판매되고 있다. 또 웹에이전시 피싱트리는 정치신세계숍을 통해 ‘2018 문꿀 다이어리’, ‘이니굿즈 핸드폰 하드케이스’, ‘풀리템즈 노트 세트’ 등을 선보였다.
이 아무개 이니굿즈샵 대표는 “사업 시작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글을 남겼지만,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 개인이 문제 삼지 않는 이상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문 대통령 사진이 아닌 캐리커처나 일러스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위해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판매하고 있으므로 너그럽게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1만 명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가입한 페이스북 공개그룹 ‘더문(The Moon)’은 문재인 대통령의 일러스트와 서명,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 문구가 새겨진 ‘이니드림워치’ 2종을 2017년 12월 출시해 1000개 한정으로 판매했다.
이니드림워치를 제작·판매한 아토즈시계 측은 청와대로부터 사용 권한을 부여받아 제작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토즈시계 관계자는 “더문그룹으로부터 이니드림워치 제작을 의뢰받을 때 ‘청와대나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허락을 구했느냐’고 물었는데, 더문그룹 측이 ‘그렇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니드림워치1(위)와 이니드림와치2(아래). 사진=페이스북 공개그룹 더문
하지만 ‘비즈한국’이 청와대에 확인한 결과,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더문그룹에 이니드림워치에 들어갈 문재인 대통령의 일러스트와 서명, ‘사람이 먼저다’ 문구 등의 지적소유권 사용을 허락한 적이 없었다.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말도 안 된다. 청와대는 더문그룹에 허락해준 적이 없다.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납품을 의뢰할 때나 가능한 얘기”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허락해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아토즈시계와 청와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비즈한국’은 더문그룹 측에 연락을 시도해봤다. 더문그룹 관계자는 “답변하기가 곤란하다. 자세한 내용을 아는 담당자가 연락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고 밝혔지만, 담당자의 연락은 끝내 오지 않았다.
더문그룹이 이니드림워치를 판매해 발생한 매출은 7500만 원이다. 아토즈시계에 따르면 이니드림워치의 원가는 이니드림1워치가 6만 원, 이니드림2워치가 5만 원이다. 따라서 2000만 원의 판매수익이 발생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문그룹은 이니드림워치를 판매하기에 앞서 수익금 전액을 노무현재단과 위안부나눔의집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아토즈시계 관계자는 “아직 정산 전이라 수익금이 전달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더문그룹이 수익금의 전액을 전달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니굿즈와 관련된 모든 법적 권리에 대해 문제 제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비즈한국’에 전했다. 권 관장은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퍼블리시티권 관점에서 유료 상품화된 이니굿즈를 바라본다”며 “문 대통령 개인이 문제 삼지 않는 이상 이니굿즈와 관련된 법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핫클릭]
·
징역 8년 선고에도 이영복의 '엘시티 왕국'은 건재했다
·
'증여세 가장 많이 냈는데…' 일감 몰아주기 규제 압박과 신세계의 '고심'
·
신격호 새 거처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받은 부호들은 누구?
·
[단독]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업데이트 안 돼…대통령 1호 공약 방치?
·
[현장] 가압류 '빨간딱지' 박근혜 전 대통령 내곡동 자택 가보니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