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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베스트셀링 카 톱10 인기 비결 - 수입차 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완승…BMW와의 진검승부는 2018년에

2018.01.11(Thu) 18:46:30

[비즈한국]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국산차 정체(0.3% 감소), 수입차 소폭 상승(4.8% 증가)으로 나타났다. 개별 자동차 순위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국산차는 ‘그랜저 돌풍’, 수입차는 ‘E클래스 1위 다지기’다. 2018년으로 이어지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전망하기 위해 국산차와 수입차 ‘베스트셀링 카 톱10’을 살펴봤다. 그 두 번째 수입차 편이다(관련 기사 2017 베스트셀링 카 톱10 인기 비결-국산차 편).

 

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2017년 수입차 시장에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BMW 5시리즈를 누르고 확실한 왕좌의 자리를 다졌다. 2016년 E클래스 2만 2845대, 5시리즈 1만 9448대로 판매량 차이는 10%대. E클래스는 이미 2016년 모델 체인지가 된 상황. 2017년 신형 5시리즈가 투입되면 역전되지 않을까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E클래스 3만 2658대, 5시리즈 2만 6339대로 E클래스가 멀찍이 앞서 버렸다. 

 

BMW 최신 모델들은 ‘다이내믹’에 매달리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BMW가 ‘양카(양X치 카)’처럼 여겨지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혹은 E클래스가 수입 ‘럭셔리 대형 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S클래스를 닮았기 때문에 잘 팔린다는 반응도 있다. 결론적으로 ‘럭셔리 중형 세단’ 세그먼트의 주 구매층은 ‘다이내믹’보다 ‘프레스티지’를 중시한다고 볼 수 있다. 

 

② BMW 5시리즈

 

BMW 5시리즈. 사진=BMW 코리아


한때 국내 수입차 순위 1위를 놓지 않던 5시리즈였지만 2016년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가 투입되면서 선두 자리를 뺏겼다. 절치부심한 BMW는 2017년 신형 5시리즈를 내놓았지만, 출시가 2월에 이뤄지며 본격적인 판매는 10개월에 불과했다. 두 차량 모두 모델 체인지 된 지 2년이 되지 않은 상태. 올해가 E클래스와 5시리즈의 진정한 대결의 해라고 볼 수 있다. 

 

E클래스에 가려져서 그렇지, 5시리즈 또한 전년 대비 35.4% 늘어난 판매량으로 BMW코리아의 2017년 사상 최대 판매량에 기여했다. 경쟁차종인 E클래스도 전년 대비 43.0% 늘었다. 

 

③ BMW 3시리즈

 

BMW 3시리즈. 사진=BMW 코리아


‘럭셔리 소형 세단’ 세그먼트의 강자는 3시리즈다. 아무래도 구매자 연령대가 위급인 5시리즈보다는 낮기 때문에 ‘다이내믹’을 선호하는 편이다. 3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4시리즈까지 합하면 BMW의 완승이다. 

 

카 마니아들은 5시리즈보다는 3시리즈에 더 애정을 갖는다. 5시리즈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면서도 사이즈와 무게에서 5시리즈보다 콤팩트해 보다 역동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BMW는 3시리즈보다 전폭을 늘리고 전고를 낮춰 무게중심을 더 낮춘 4시리즈를 라인업에 갖춰놓았다. 

 

④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S클래스, E클래스에 비하면 존재감이 떨어지지만, 꾸준한 판매량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량에 기여하는 모델이다. 최신 모델은 S클래스의 ‘콤팩트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S클래스의 외관을 그대로 따왔다. E클래스는 측면 캐릭터라인 위에 도어 손잡이가 있어 구분할 수 있지만, C클래스와 S클래스는 측면 캐릭터라인마저 비슷해 전면에선 라디에이터 그릴, 후면에선 후미등 내 선(線)발광체의 개수로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 

 

S클래스의 외관과 닮은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S클래스와 닮은 외관으로 호텔에서 발레 파킹을 맡겨도 부끄럽지 않지만, 다이내믹함을 즐기기 위한 세그먼트에서 프레스티지가 강조되는 것은 호불호가 갈리는 원인이다. 

 

⑤ 렉서스 ES

 

렉서스 ES.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10년여 전까지 ‘강남 쏘나타’로 불릴 정도로 수입차 시장의 강자였던 ES지만 지금은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기세에 밀린다. 가장 큰 이유는 전륜구동이기 때문. 현대자동차조차도 수입차에 대항하기 위해 2008년 ‘최초의 후륜구동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를 내놓을 정도이니 지난 10년간 ES의 후퇴는 당연한 결과다. 렉서스가 왜 후륜구동 대표 모델인 GS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ES가 잘 팔리는 것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승차감과 좁은 실내에 실망한 운전자들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넓고, 안락한 점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하다. 전륜구동이므로 가격도 E클래스, 5시리즈보다 1000만 원가량 저렴하다.

 

⑥ 혼다 어코드

 

혼다 어코드. 사진=혼다코리아


큰 존재감은 없지만 혼다가 한국에서 꾸준히 기업활동을 이어가도록 하는 효자 모델이다. 어코드는 국내에서는 수입차 프리미엄이 작용하지만, 해외에서는 쏘나타와 동급의 모델이다. 막상 타보면 쏘나타 혹은 K5가 더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쏘나타, K5가 너무 흔해서 싫은 운전자에겐 어코드가 선택지로 떠오를 수 있다. 

 

어코드 국내 가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동이 없다. 반면 쏘나타, K5는 가격이 조금씩 올라 이제는 쏘나타와 어코드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다. 2.5리터를 기본으로 하는 어코드의 배기량을 감안하면 어코드가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기도 한다. 차량 가격은 준수하지만, 수리비는 만만치 않다. 2017년 어코드는 전년 대비 83.5%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런 경우 거의 신차 효과라고 볼 수 있다. 

 

⑦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모델이다. 더 비싼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도 S클래스를 기반으로 한다. 유튜브의 어느 자동차 영상에서 S클래스 하체 뜯어보기를 했는데, 엔진블록, 변속기 케이스, 서스펜션 등 대부분의 하체 부품이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고, 어떤 부분도 허술함이 없이 꼼꼼한 ‘무결점’ 마감이 인상적이었다. 

 

3293대가 판매된 BMW 7시리즈와 비교하면 S클래스의 판매량은 두 배에 가까운 6371대다. 2017년 상반기 S클래스와 E클래스의 한국 판매량은 독일 본토보다도 높았다. 그만큼 한국인의 S클래스 사랑은 유별나다.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자동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⑧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 사진=포드코리아


국산차 중 ‘풀 사이즈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는 기아자동차 모하비, 쌍용자동차 G4렉스턴뿐이다. 두 국산차의 공통점은 디젤엔진 밖에 없다는 점이다. 2008년 출시된 모하비는 모델 체인지 없이 10년을 맞았다. 쌍용자동차는 아직 ‘싼 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양한 선택지가 없으므로 포드 익스플로러가 대안이 되었다. 5000만 원대라는 가격이 장점이다. 또 다른 선택지인 레인지로버는 훨씬 비싸다. 

 

익스플로러는 3.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2.3리터 터보 가솔린의 두 가지 사양이 있다. 2.3리터 터보 모델이 더 비싸고 힘(최대토크)이 더 좋다. 최근 국제유가가 꿈틀대고 있어 향후에도 판매 추세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유가가 오를 때 판매량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차종이 ‘가솔린 대형 SUV’이기 때문이다. 

 

⑨ 도요타 캠리

 

도요타 캠리. 사진=한국토요타자동차


도요타자동차 하면 떠오르는 대표 모델 캠리는 잘 팔릴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한국의 쏘나타 같은 존재다. 그러나 전 세대 캠리는 디자인 호불호가 강한 모델이었다. 2017년 풀 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면서 캠리의 진면목을 보일 수 있게 됐다. 패밀리 세단이지만 다이내믹을 강조한 디자인과 낮아진 무게중심으로 역동적인 운전성능으로 무장했다. 전년보다 판매량이 38.6%나 늘었다. 2.5리터 가솔린 엔진 버전은 단일 가격으로 3590만 원이다. 3595만 원으로 시작하는 그랜저 3.0 최저가보다 5만 원 싸다. 도요타코리아의 전략이 엿보인다.  

 

⑩ 미니 해치백

 

미니 해치 쿠퍼 S. 사진=BMW 코리아


미니 해치백은 클럽맨, 컨트리맨, 컨버터블, 페이스맨(단종)을 제외한 모든 ‘미니’ 차량을 말한다. 미니 해치백 쿠퍼 3도어가 대표적으로, 쿠퍼S 3도어, 쿠퍼 5도어, 쿠퍼 5도어로 나뉜다. 미니 해치백 쿠퍼 3도어의 최저가는 2990만 원으로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운전자들이 선택할 만한 진입가격이다. 작지만 강한 성능을 지녔다. 큰 차가 부담스럽지만 성능과 품격에서 경차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면 미니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미니 해치백이 처음 나왔을 땐 1시간 이상 운전하면 노면 충격이 머리로 전달돼 아플 지경이었지만, 지금은 승차감이 많이 순화됐다. 2열에 성인이 탈 수 있을 정도의 5도어 버전까지 나왔으므로 실용성도 갖췄다. 다만 4인이 장거리 여행 시 이용한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2018년 수입차 시장에 예상되는 변수

 

2018년 수입차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판매를 재개한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신형 파사트, 티구안, 아테온을 내놓으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 게이트’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지만, 수입차 시장의 강자였던 만큼 일본 메이커들의 판매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 또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나눠 가지던 시장을 3강 또는 2강1중 구도로 변화시킬 전망이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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