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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이 비트코인 채굴기를? CES에서 건져올린 가상화폐 최신 트렌드

모든 기술 기업이 블록체인에 관심…"올해는 암호화폐 주류 편입 원년"

2018.01.10(Wed) 17:38:14

[비즈한국]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8(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이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1967년 가전 전시회로 출발해서 이제는 그 경계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는 CES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기술 기업이 주목하는 행사로 발전했다.

매년 1월 초에 열리는 CES는 해당 년도의 기술 동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만큼, 행사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늘 존재한다. 특히 올해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cryptocurrency·가상화폐)가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원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암호화폐는 제도권에서 사기 혹은 거품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푸대접은 옛말이 됐다. 공교롭게도 CES가 개막한 9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했던 자신의 과거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암호화폐 덕 본 엔비디아, 이제 AI로 간다

올해 CES에서 그래픽카드 전문 회사 엔비디아의 위상은 그 어느 해보다 높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PC의 부품 중 하나인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회사에 불과했다. 이제는 인텔과 최소 동급이거나 그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핵심 기술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병렬 처리에 특화된 컴퓨팅 기술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래픽카드는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 등의 목적으로만 수요가 한정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상화폐가 높은 주목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가상화폐 채굴 능력을 높여주는 핵심 부품이기 때문이다.

이제 엔비디아는 더 이상 PC그래픽카드 회사라고 부르기 어렵게 됐다. 사진=엔비디아 제공


비단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이제 미래 기술을 이야기할 때도 결코 엔비디아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개발에 있어 필수 기술로 각광받는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8개월간 두 배나 오른 이유다.

엔비디아는 올해 CES에서 열린 자체 행사에서 암호화폐나 채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해 암호화폐 채굴 수요에 따른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엔비디아는 향후 인공지능, 자동차, 스마트홈 등 주력할 계획이며, 이와 관련한 전 세계 320여 기업들과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 가상화폐 뛰어든 코닥…비트코인 채굴기 최초 공개

코닥은 CES 2018에서 사진 중심 암호화폐인 ‘코닥 코인’ 발행을 골자로 한 ‘코닥 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사진작가의 이미지 권한 관리를 위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웹상에서 무단으로 도용된 이미지를 찾아낸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해당 웹사이트에 라이선스 구입을 권유한 다음, 이를 코닥 코인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해서 이미지 저작권자에게 분배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다.

코닥 원 프로젝트 발표 이후 코닥 주가는 무려 133%가 올랐다. 코닥은 1월 31일 초기 투자자들에게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선별된 투자자들에게 초기 코인 제공(ICO)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닥 브랜드로 개발된 비트코인 채굴기 ‘캐시마이너’​. 매달 375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사진=코닥 브로슈어


이와는 별도로 코닥의 비트코인 채굴기 ‘캐시마이너(KashMiner)’도 CES 2018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코닥이라는 브랜드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코닥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캘리포니아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는 스팟라이트 에너지 시스템즈가 선보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일반에 파는 것이 아니라 임대 방식으로 운용된다. 2년 계약을 기준으로 3400달러를 선불로 내면 매달 현지 비트코인 시세로 375달러의 비트코인을 채굴해준다. 이를 통해 24개월간 9000달러의 비트코인이 채굴되면 그중 절반을 계약자에게 지불되는 방식이다. 즉,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3400달러를 내고 2년 뒤 4500달러를 받게 되며, 시세가 변동이 없다고 해도 2년간 투자 이익률이 약 32.3%에 달한다.

# 암호화폐 뒤에 숨은 블록체인을 보라

CES 개최 기간에 맞춰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호텔에서는 공식 부대행사로 ‘더 디지털 머니포럼’이 열린다. 2016년 최초로 개최된 해당 포럼은 4일 내내 전 세계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전문가들이 돌아가며 열띤 강연과 토론을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57명에 달하는 강연자가 초청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아무리 최근 경계가 모호해 졌다고 해도 전통적으로 TV나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가 중심이 되는 행사에 이러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주제가 대대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 디지털 머니포럼’​은 CES 기간 동안 열리는 수많은 포럼 및 컨퍼런스 중에서도 단연 가장 높은 주목받고 있다. 사진=더디지털머니포럼 홈페이지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전문가도, 바탕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블록체인 전략을 갖고 있지 않은 기술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모든 사물이 교차 통신하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은 쉽게 말해 마치 하나의 장부를 모두가 공유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한 각종 거래나 데이터 송수신에 완벽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안 측면에서도 완벽하다. 이외에도 블록체인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스마트디바이스, 증강현실, 로봇 등 모든 미래 유망 분야에서 언급된다.

강연에 나선 필립 피퍼 스왐펀드 CEO(최고경영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2017년 말을 완전히 지배했다”며 “2018년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유용성을 제대로 확인되고 더욱 주류로 편입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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