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준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증시에는 악재다. 증시에 있던 자금이 은행 예금에 몰려서다. 그러나 은행·보험 등 금융주에는 호재다. 예대마진을 먹고 사는 금융회사는 금리 인상이 이익 증가로 이어져서다. 최근 금융주 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2018년은 기준금리 인상의 해다. 한국은행은 9일 ‘최근 미국 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6개 글로벌 투자은행(IB) 가운데 13개가 올 최초 인상 시점을 1분기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 동향을 봤을 때 3월 인상 확률을 81%로 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올 하반기 중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1.25%에서 1.50%로 올린 한국은행도 연내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전망이다. 미국과 기준금리가 벌어지면 급속한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어서 연준의 행보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글로벌 금리 상승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며 “한국도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은행 예금과 금융주 등 금융 관련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올라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난다. 은행 수익이 늘어나는 등 금융회사들의 실적과 주가 개선이 기대된다.
실제 KB금융 신한금융 우리은행 등 국내 대표 은행들 주가는 올 들어 6~7% 상승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은 금융주 펀드 수익률 상승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펀드수익률을 살펴보면 ‘삼성KODEX은행 상장지수[주식]’ 수익률은 12.26%(9일 기준)로 가장 높았다. 연 수익률은 40.05%로 3년 수익률(50.12%)에 육박한다. 2위는 ‘미래에셋TIGER200금융상장지수(주식)’로 1개월 수익률은 9.26%나 됐다. 저금리 여파로 2015~2016년 부진했던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한 측면도 있다.
금리인상기에는 채권형 펀드도 주목받는다. 특히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에 금리인상과 달러가치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달러 표시 채권과 달러 머니마켓펀드(MMF)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AB 퀄리티 고수익 채권’을 금리 상승기 추천 펀드로 선정했다.
신용등급 BBB-(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기준) 이상의 기업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뱅크론 펀드도 유망하다. 금리인상으로 채권 수익률이 올라서다. 이들 상품은 변동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난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펀드’의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0.13%로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신용도가 낮은 고수익·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나 물가상승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는 물가연동채 펀드도 주목받는 상품이다.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인플레이션 연계채권’(TIPS) 관련 펀드에 일주일새 7억 4300만 달러(약 7926억 원)가 신규 유입됐다.
다만 뱅크론·하이일드 펀드 등은 어디까지나 부실 위험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부도가 나지 않을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펀드를 찾아야 한다. 금리 인상 시 수익률이 하락하는 리츠 등 수익형 부동산 펀드 등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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