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부는 지난 12월 28일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검토를 포함한 고강도 규제안을 내놨다. 그러나 주요 가상화폐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로, 관련주 또한 급등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와 현대BS&C 등 대기업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특별 대책을 발표하며 “상당수의 가상통화 국내 시세가 해외보다 지나치게 높게 형성될 뿐 아니라 최근에는 ‘묻지마식 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이러한 비정상적인 투기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상화폐를 정식 통화나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고수했다.
정부 발표 직후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의 시세는 소폭 하락했으나, 금세 다시 오름세를 회복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12월 28일 정부 발표 이후 2100만 원선에서 1800만 원선까지 떨어졌으나 1월 5일 2150만 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 와중에 대기업의 가상화폐 시장 진출설도 이어진다. 카카오와 넥슨은 지분을 보유한 가상화폐 거래소를, 현대BS&C는 독자 개발한 가상화폐 HDAC(현대닥)을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했다.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 자회사들은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카카오의 소유 지분율은 8.8%. 카카오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는 2013년 두나무에 2억 원을 투자해 약 14%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두나무는 12월 21일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를 신규 대표로 영입하기도 했다. 카카오와 두나무 간의 협력이 긴밀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카카오는 투자사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했다는 평을 듣고 있으나, 대외적으로는 “가상화폐 시장 진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두나무가 업비트를 운영하기 전부터 투자를 해왔으며, 투자사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것은 카카오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카오가 ‘업비트’의 2대 주주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카카오는 ‘가상화폐 수혜주’로 분류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업비트는 카카오가 지분 25%를 보유한 두나무에서 개발한 암호화폐 거래소”라며 “업비트의 하루 거래대금은 7조 원 수준이다. 일 거래대금이 7조 5000억 원인 경우 연간 1조 3688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카카오의 지분 가치는 3조 3852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대가는 정 사장의 신사업에 대해 “현대가의 지원 및 사업 연대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재계에서도 현대가와 현대BS&C의 사업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BS&C는 지난 10월 스위스 추크(Zug)에 HDAC 발행 법인인 ‘HDAC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정부가 새로운 가상화폐의 시장공개를 금지하고 있어, 규제를 피하기 위해 법인 소재지를 스위스로 둔 것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행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심리가 정도를 넘어섰다.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를 한날한시에 폐쇄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정부나 당국에서도 투기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제동을 걸려 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이와 역행하는 행보를 보여 의외”라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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