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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2018년 성장률·소득·취업자 ‘3·3·3’ 달성 가능할까

경제성장률 3%, 국민소득 3만 달러, 취업자 증가 30만 제시…국책·민간 연구소들 회의적

2017.12.30(Sat) 11:48:39

[비즈한국] ‘3’. 

 

경제계에서 2018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성패 여부를 가늠할 기준선이 될 것으로 주목하는 숫자다. 문재인정부는 12월 27일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경제성장률을 ‘3%’로 잡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2018년 취업자 증가수가 ‘3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증가, 3만 달러 시대에 맞게 일자리 소득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경제 전략도 발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18년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정부를 제외한 다른 주요 기관들은 3%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은 2018년 성장률이 2.9%로 3%대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한국 경제가 3% 성장을 이룰 체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2018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2.9%로 내다봤다. 수출은 호조세를 유지하고 내수도 소득주도성장 덕분에 개선되겠지만 기업들의 투자 증가세가 낮아지며 성장률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민간 경제연구소는 더 부정적으로 본다. LG경제연구원은 투자 감소로 2018년 성장률이 2.8%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 및 법인세 상향조정,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보다 훨씬 낮은 2.5%로 잡고 있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던 건설부문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으로 얼어붙으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본 때문이다. 성장률이 3%에 도달하지 못하면 3만 달러 시대는 다시금 늦춰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2만 달러를 넘어선 뒤 11년째 3만 달러 벽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횟수도 3% 성장률 달성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들은 12월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2018년 기준금리 인상을 ‘3번’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렇게 되면 현재 1.25~1.50%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2018년 말 2.00~2.25%까지 오르게 된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1.50%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한미 금리역전 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증시와 외환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기간(2005년 8월~2007년 8월)에 국내 증권시장에서 19조7000억 원의 외국인자금이 유출됐다.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따라 올리면 가계의 원리금 부담이 급증하면서 부동산시장과 내수시장이 급랭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정부의 예상과 달리 현재 지지부진한 고용시장이 지속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2018년 경제가 개선되면서 일자리 사정도 나아져 취업자 증가수가 36만 명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현재 일자리 상황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악화일로다. 2017년(1~11월) 취업자 증가수는 32만 3000명으로 30만 명을 넘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6~11월)만 놓고 보면 27만8000명으로 30만 명을 밑돌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018년 취업자 증가수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와 비슷한 27만 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본다.

 

2018년 최저임금을 16.4%나 올린 문재인정부가 2018년 국회에서도 일자리 안정자금 ‘3조 원’을 다시 받아낼 지도 경제정책 성패를 좌우할 주요 요소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 국회에서 일자리 안정자금 3조 원을 포함한 ‘2018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2018년에도 3조 원을 지킬 지는 미지수다. 

 

자유한국당은 “세금으로 임금을 보전해주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일자리 안정자금 3조 원은 2018년에 한정된 것이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올해 찬성했던 국민의당도 일자리 안정자금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3조 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이 내년 국회 논의과정에서 급감할 경우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추진했던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자체를 좌초시킬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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